[스마트 산업강국 함께하는 제조혁신2.0] 창고에 널브러진 대형 코일…크레인 개조후 작업시간 절반 '뚝'
하루 800t 코일강판 들여올때
공장에 마구잡이 쌓아놔 혼선
야드관리시스템 도입해 변신
최적의 장소에 코일 강판 배치
작업 효율 개선 … 불량률 급감
◆ 스마트산업 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 ◆
평택지제역에서 차로 20여 분을 달려 도착한 대창스틸 아산공장. 공장에 들어서자 두루마리 형태로 말린 15t짜리 코일 강판이 초대형 크레인에 들려 공중을 부드럽게 가로지르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위치 인식 센서가 장착된 크레인은 바닥에 놓인 코일 강판을 들어올려 작업자가 배정한 자리로 옮기고 있었다.
대창스틸은 포스코에서 코일 형태 강판 소재를 공급받아 다양한 모양으로 가공한 뒤 판매하는 포스코 지정 가공센터(POSCO Service&Solution Center)다. 대창스틸 매출액 중 70% 이상이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한다.
포스코를 통해 대창스틸에 들어오는 코일은 하루 800여 t. 대형 트럭 한 대에 실릴 수 있는 코일의 양이 약 26t인 점을 고려하면 대형 트럭이 하루 30대 이상 이 공장을 드나들어야 채울 수 있는 물량이다. 코일 수십 t을 내려놓는 작업이 여러 차례 반복되다 보니 대창스틸 아산공장 앞에는 새벽부터 트럭들이 줄지어 작업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또 급한 대로 코일을 창고에 마구잡이로 쌓아놓아 추후 가공하기 위해 다시 코일을 꺼낼 때도 코일을 찾느라 불필요한 시간을 써야 했다.
그러나 2022년 대중소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된 뒤 대창스틸은 큰 변화를 맞았다. 포스코와 정부 지원금으로 철강재의 이동·가공 상태나 재고를 시스템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야드 관리 시스템(YMS)을 도입하면서 업무 비효율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정부에서 지원금 2억4000만원을 받은 대창스틸은 6억1000만원을 부담해 총 8억5000만원을 들여 야드 관리를 위한 크레인 개조사업을 시작했다. 1차적으로 기존에 있던 크레인 20대 중 10대를 개조하기로 해 2023년 6월 설치를 완료했고, 테스트와 교육 과정을 거쳐 같은 해 10월 안정화 단계에 들어갔다.
과거에는 오는 순서대로 입차 기준 없이 코일을 내려놓아 화물기사와 공장 작업자 모두 불편을 겪어야 했다면 이제는 최적의 장소를 분석해 담당 기사에게 적절한 입차 정보를 실시간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업 효율성을 개선했다. 철재를 가공하기 위해 창고에서 꺼낼 때는 개인 휴대용 PDA로 위치를 확인한 뒤 쉽게 제품을 찾아낸다. 작업자가 일하기 편한 곳에 미리 코일을 내려놓는 것도 가능하다.
규칙 없이 쌓여 있던 코일을 찾아 재배치하는 중간 이적 작업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업무에 속도가 붙었다. 이종인 대창스틸 이사는 "필요한 코일의 위치를 확인하고 작업에 투입하는 시간이 과거에는 9분 이상 소요됐다면 이제는 5분대로 줄었다"며 "납기는 기존의 절반인 8일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공정 불량률도 급감하는 효과를 냈다. 코일 투입 오류를 줄이다 보니 스마트팩토리 구축 전 1300PPM에 이르렀던 공정 불량률이 350PPM으로 개선됐다.
포스코는 매년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대중소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중소기업 제조공장에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생산공정을 지능화·최적화하면서 낭비 없는 공장을 구현하고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또 포스코그룹 전문가가 스마트공장 구축 희망 기업을 점검하고 구축 방향을 컨설팅하며 구축 비용은 중소벤처기업부와 매칭을 지원한다.
대창스틸이 처음부터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은 아니었다. 생산관리 부문을 개선하는 방향을 앞세워 2021년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 지원했지만 경쟁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후 포스코 동반성장지원단의 컨설팅으로 야드 관리가 가장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아 전략을 수정했다. 문경석 대창스틸 대표는 "철강산업이 장치산업이다 보니 공장 개선 작업을 하려면 다소 부담스러운 비용이 발생한다"며 "포스코의 세심한 코칭 아래 서류 접수 단계부터 크레인 설치 이후까지 종합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대창스틸은 지난해 포스코 지정 가공센터인 부일철강을 흡수합병해 4위 지정 가공업체로 올라섰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중견업체들은 인수·합병에 나서는 등 생존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22개 중견업체로 구성된 포스코가공센터 협의회에서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문 대표는 회원사들에 적극적으로 포스코의 스마트공장 사업을 추천하고 있다.
문 대표는 "협의회에서 밸류업 분과를 최근 신설했는데, 포스코의 지원을 받은 우리 공장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선정돼 다른 업체들에도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 아산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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