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정수빈 견제사, 피치클록이 낳은 또다른 해프닝
두산 정수빈은 5일 다소 황당한 견제사를 당했다. 창원 NC전 7회초, 3루 주자 정수빈은 베이스에서 꽤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상대 투수 김영규가 포수에게 공을 받고 마운드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정수빈은 홈으로 달리려는 자세를 취했다. 바로 그 순간 김영규가 주자 움직임을 눈치채고 곧장 3루로 공을 던졌다. 정수빈이 급하게 3루로 몸을 날렸지만 공이 더 빨랐다. 허탈하게 아웃 당한 정수빈이 고토 코치에게 무어라 물어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고토 코치는 고개를 좌우로 가로저었다.
6일 이승엽 감독이 설명한 상황은 이랬다. 2-2 동점으로 팽팽한 상황, 타자 헨리 라모스가 불리한 카운트에 몰려있었다. 1점이 꼭 필요했던 터라 정수빈은 홈스틸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리드폭도 컸다. 그러던 와중에 주심이 손목을 손가락으로 짚는 제스처를 취했다. 정수빈은 심판의 제스처를 ‘타임’ 신호로 이해했다. 볼데드가 되었다고 판단해 순간 마음을 놓았다.
그러나 심판의 제스처는 ‘타임’이 아니라 김영규가 피치클록을 위반했다는 경고 신호였다. 당연히 볼데드는 아니었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 중이었던 것. 재빠르게 김영규가 3루로 공을 던져 견제사를 당한 것이다.
이 감독은 “수빈이는 타임으로 알아들었다고 하더라. 그런 경우가 한 번씩 있다”고 말했다.
KBO는 올시즌부터 피치클록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 위반시 볼 판정을 내리는 페널티는 없지만 경고는 한다. 정수빈의 견제사는 결국 피치클록 시대의 해프닝 중 하나였던 셈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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