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올해만 주가 147%↑…시총 1위까지 넘보는 그 힘은

이재연 기자 2024. 6. 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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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엔비디아가 5일(현지시각)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가치가 큰 기업으로 올라섰다.

인공지능(AI) 열풍이 휘몰아치면서 그 중심에 선 엔비디아의 질주도 계속되는 모습이다.

다만 엔비디아의 성장세를 떠받치는 인공지능 열풍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그 추이가 주목된다.

인공지능 열풍의 전방위 확산도 엔비디아 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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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독점 구조 ‘쿠다 생태계’ 굳건
구글·MS 넘어 메타·테슬라도 큰손 등극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P 연합뉴스

미국 엔비디아가 5일(현지시각)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가치가 큰 기업으로 올라섰다. 인공지능(AI) 열풍이 휘몰아치면서 그 중심에 선 엔비디아의 질주도 계속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독점 구도가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의 성장세를 떠받치는 인공지능 열풍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그 추이가 주목된다.

미국 반도체설계기업 엔비디아는 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5.2% 오른 1224.4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조달러를 넘어서면서 애플을 꺾고 전세계 2위를 차지했다. 사우디 아람코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선 지 석달 만이다. 엔비디아는 고사양 게임 구동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주로 만들던 회사로, 이 그래픽처리장치가 인공지능 학습·추론에 적합한 고성능 하드웨어로 급부상하면서 ‘인공지능 대표 기업’으로 변모했다. 영업이익이 올해 2~4월 169억900만달러(약 23조원)를 기록하며 1년 만에 8배정도 불어났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47% 뛴 배경이다.

AP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이날 거시경제적 요인과 엔비디아의 특수성이 맞물려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민간 고용 집계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엔비디아의 ‘가속 페달’을 둘러싼 기대 심리도 부풀어오른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현지시각) 대만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칩 ‘루빈’을 공개하며 매년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오는 7일로 예정된 10대 1 액면분할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액면분할은 주당 가격 하락과 투자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만큼 통상 호재로 인식된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총 1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낮지 않다고 본다. 일단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 독점이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다른 기업들이 맹추격에 나서고 있지만, 인공지능 산업이 엔비디아의 폐쇄적인 ‘쿠다(CUDA) 생태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쿠다’는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쓰는 엔비디아의 프로그래밍 플랫폼인데, 쿠다와 이를 통해 개발한 소프트웨어 모두 엔비디아 칩에서만 작동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높이는 요소로 지목돼왔다.

인공지능 열풍의 전방위 확산도 엔비디아 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엔비디아 칩의 수요층은 이제 3대 클라우드 기업(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을 넘어 정보기술 업계 전반으로 분산되고 있다. 메타와 테슬라 등이 앞다퉈 ‘큰손’으로 나선 영향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최근 “올해 엔비디아 하드웨어 구입에 30억~40억달러를 쓸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인공지능 열풍이 중장기적으로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전기 먹는 하마’인 인공지능의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한데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존재하는 탓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1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인공지능 구동에 필수인 데이터센터 부문의 전력 소비량은 2022년 460테라와트시(TWh)에서 2026년 최대 1050TWh로 불어날 전망이다. 500TWh대인 한국의 연간 소비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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