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처지"…故최진실, 밀양 성폭행 피해자 도왔다

김지우 기자 2024. 6. 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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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진실 / 마이데일리DB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20년 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신상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故) 최진실이 피해 여중생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준 사실이 재조명됐다.

6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진실이 밀양 성폭행 피해자에게 도움을 줬다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과거 최진실이 이혼으로 인한 이미지 손상을 이유로 광고주로부터 3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을 때 변호를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의 언론 인터뷰가 담겼다. 소송을 제기한 건설사는 "최진실과 아파트 분양광고 모델 계약을 맺고 광고를 제작했지만, (남편의) 폭행 사건 등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사생활 관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기업 이미지가 훼손돼 큰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당시 강 변호사는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 A양의 법률대리와 최진실의 사건까지 모두 무료 변론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무료 변호를 두고 '유명 연예인 특혜가 아니냐'고 비판했고, 강 변호사는 최진실에게 받을 수임료 전액을 A양을 위한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강 변호사는 2016년 한 인터뷰에서 "일단 A양을 피신시켜야 된다고 생각해 어머니와 딸 둘을 서울로 이주시켰다. A양 가족은 살림살이 없이 도망 나온 상황이라 먹고살 수가 없었다"며 "내가 최진실 씨에게 (수임료 대신) 1천만 원을 준비하라고 해서 500만 원은 성폭력상담소 지원비로 보냈다. 나머지는 A양 어머니에게 보냈다. 최진실 씨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흔쾌히 응했다"고 밝혔다.

故 최진실 / 마이데일리DB

2004년 강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최진실은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와 비슷한 처지"라며 "성폭력 피해자들도 2중, 3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 최진실은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이혼까지 하는 고통을 겪은 데다, 이번 소송으로 또다시 피해자가 됐다"고 했다.

같은 해 12월 소송 관련 변호인단 브리핑에 참석한 최진실은 "제가 굳이 힘들다고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며 안타까운 눈물을 흘렸다. 강 변호사는 그를 대신해 "최진실 씨는 지금까지 인기와 앞만 보고 살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강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1월 경남 밀양 지역 고등학생들이 울산에 있는 여중생을 밀양으로 불러내 1년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 44명 중 10명은 기소됐으며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합의로 공소권 상실 처리를 받은 학생은 14명이다. 형사처벌을 받은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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