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배 113.9%↑사과 77.2%↑토마토 41.8%↑···물가 안정되는 것 맞나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대구는 반년째, 경북은 두 달째 2%대를 유지하며 상승세가 둔화했습니다.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5월 대구·경북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대구의 소비자물가지수는 2023년 5월보다 2.4% 올랐습니다.
경북은 2.7% 올랐습니다.
대구와 경북 모두 4월(대구 2.5%, 경북 2.8%)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1% 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대구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023년 12월 2.7%를 기록한 뒤 6개월째 2%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북은 지난 2024년 3월부터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했습니다.
대구·경북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22년 7월 대구 6.4%, 경북 7.4%로 최고점을 찍었는데요.
최근 들어 차츰 수그러지는 모습을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장바구니 물가 여전히 고공행진···신선식품 지수 대구 16%·경북 14.4% 상승
하지만 과일값을 비롯한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 지수는 대구가 2023년 5월보다 16% 올랐고, 경북도 14.4% 상승했습니다.
사과(대구 77.2%↑ 경북 67.3%↑)와 배(대구 113.9%↑ 경북 123.4%↑)가 오름세를 이끌며 신선과실 값이 대구 39.5%, 경북 35.6% 상승했습니다.
토마토(대구 41.8%↑ 경북 34% ↑)와 양배추 등 채솟값도 오름세가 이어졌습니다.
대구문화방송 취재팀이 6월 4일 오전 경북의 한 대형마트를 찾아가 봤는데요.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안 오른 게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경산시 중산동에 사는 이득수, 이영이 씨는 취재진에게 "우유 같은 거, 두부, 생필품 다 오른 것 같아요. 사과 같은 거 우리 전혀 안 사 먹어요, 너무 비싸서. 그 대신에 요즘 참외가 좀 많이 싸거든요. 참외 사 먹죠."라고 말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전기 요금과 가스 요금 같은 공공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습니다.
서종업 동북지방통계청 물가통계팀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개월째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선식품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 원인은 2023년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집중호우,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해서 사과와 배 등 신선과일 가격이 상승한 데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유가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안정한 환율과 여름철 에너지 수요 증가가 예상돼 전기요금 인상 여부 등을 향후 물가 불안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가계와 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고금리를 완화하려면 물가가 안정돼야 합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물가가 안정되는 추세가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부 "추가 충격 없다면 하반기 물가 2% 초중반으로 안정될 것"
기획재정부는 6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추가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2%대 초·중반대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높아진 물가 수준 때문에 서민 생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 과일 28종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2023년 하반기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할당관세는 물가 안정을 위해서 수입품의 일정한 수량에 대해 일시적으로 관세율을 낮춰주는 겁니다.
최근 가격이 상승한 무를 비롯한 농산물 4종에 대해서는 새로 할당관세를 적용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반기 인상 가능성이 있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인상 폭을 최소화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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