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광복절에도 걸겠다” 현충일에 욱일기 내건 입주민, 왜?
현충일인 6일 부산 아파트에 한 주민이 욱일기를 내걸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부지 경계 등 문제로 갈등 중인 건물의 주인이 세입자로 들어와 벌인 행각”이라며 해당 집을 찾아가 항의하고 긴급 회의를 여는 등 대응에 들어갔다.
이날 온라인상에는 부산 수영구의 아파트 외벽에 대형 욱일기가 걸린 사진 여러장이 확산했다. 자세히 보면, 욱일기 두개가 창을 대부분 가린 채 걸려 있다.
욱일기는 초고층 2채로 이뤄진 이 주상복합아파트 중 한 쪽 건물 37층에 내걸려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 따르면 욱일기를 내건 주민은 지난 5월엔 비슷한 일장기를 내걸었다 걷었다가를 반복했다. 욱일기는 이날 처음 걸었다고 한다.
일장기가 내걸렸을 때 길 건너편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이 “웬 일장기냐”고 관리사무소 측에 문의와 항의를 해왔다고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말했다. 이후 해당 주민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으나 만나주지 않았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내부 인터폰으로 연결을 시도했지만 인터폰도 꺼둔 상태”라며 “사람이 없는 건지 아니면 집에 있는데 문을 안 열어주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의 집 문앞에는 ‘여행가서 아무도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A4용지가 붙어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현충일 당일 욱일기가 내걸리고 그 사진이 유포되자 온라인상에선 비판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진짜 선을 넘었네” “제정신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수많은 언론에서 찾아오거나 전화를 해오자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오늘 오전부터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부인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며 “시청, 구청 관계자와 경찰 등도 개입했으나 입주민이 부재중이라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장기 사건 이후 확인한 결과, 우리 아파트와 부지 경계 문제 등을 두고 소송을 하는 등 수영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주변 건물주가 몇 달 전 세입자로 들어와 있으면서 자기 주장을 공론화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일”이라며 “일장기 소란 후 만나려 했으나 접촉이 안 됐고 급기야 현충일에 욱일기를 내걸었다”고 말했다.
한 입주자는 “이상한 세입자의 비정상적 행동 때문에 아파트가 테러 등 피해를 입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자들은 이날 오후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욱일기를 내건 사람은 이 아파트 주변 건물주이면서 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반드시 알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현충일에 맞춰 이 같은 행위를 준비했다”며 “제헌절, 광복절에도 욱일기를 내 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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