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대장암 4기 수술하고 돌아왔다…“말기 환자에게 희망 드리고 싶어”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2024. 6. 6. 16: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술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감사 인사
“열심히 더 정직하고 반듯하게 살겠다”
대장암 4기 수술 후 근황을 알리고 있는 전여옥 전 의원.[사진 제공 = 유뷰브 캡처]
1년여 전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수술 후 근황을 알렸다.

6일 전 전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4기암 전여옥, 수술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전 전 의원은 “2024년에 제 인생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근데 지금 2024년 6월 4일. 여러분들께 ‘생환 보고’를 드린다”고 전했다. 전 전 의원 “저와 같은 대장암4기 환자분들께 ‘희망의 증거’를 드리고 싶다”며 응원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암은 1기, 2기, 3기, 4기 이렇게 있다. 말기 암하고 4기암은 다르다”며 “말기 암은 모든 치료를 했지만 더 이상은 듣지 않는 걸 말기 암이라고 한다. 말기 암은 정리를 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는 대장암 4기였다. 이미 발견됐을 때 간에 전이가 된 상태였다”며 “평생을 살면서 그렇게 운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굉장히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이라서 별로 걱정 안 하고 ‘뭐든지 잘 될 거야’ 밝고 좋은 면만 생각했다. 암을 진단받을 때도, 암 검사를 할 때도 ‘그냥 용종이 있어서 검사 도중에 뗄 수 있을 거야’ 뭐 이렇게 생각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4기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해야 된다고 해서 입원을 해서 온갖 검사를 다했다. 암 검사는 기본적으로 금식이다. 아무것도 먹질 못했다”며 “소화기 내과 교수님이 오시더니 ‘식사를 하는데…’라며 괴로운 표정이 되시더니 ‘암 수술을 할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 이미 간에 전이가 돼서 수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항암치료를 받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만 하더라도 항암이라고 하니 너무 무섭고,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전 전 의원은 “제가 암이라고 진단받았을 때 제 인생도 파란만장해서 ‘아 이제 쉬어도 되겠구나’ 처음엔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뭘 살겠다고 하냐. 그냥 치료하지 않고 조용히 살면서 우리 아들하고만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전 전 의원은 “이후 종양내과에 저의 주치의 선생님이 다시 찾아오셨더라. 병실까지 찾아오셔서 설득을 하시더라”며 “당시에 제가 항암치료 너무 무섭다고 하면서 ‘제가 살아온 인생이 험난하고 힘들고 고생해서 생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러니 그 주치의께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거다’라고 말씀 하시더라”고 주치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주치의 선생님이) ‘아드님하고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아드님을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시간을 버는 거다’ 이러면서 항암치료를 받으라고 그러셨다”며 “주치의께서 격무에 시달려서 그런지 그분이 암환자인지 제가 암환자인지 모를 정도로 힘이 없어 보이셨다. 그런데도 환자를 생각하는 훌륭한 의사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때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말하는 ‘현타’(현자타임·현실 자각 타임)가 온 것이다. 내가 없으면 우리 아들, 저 어린 것 어떻게 하나. 이 험난한 세상에 물방울 하나 똑 떨어트리고 가는 것은 너무 기가 막힌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때부터 아이를 생각하면서 1년 반 동안 밤마다 눈물을 흘렸다. 엄마가 죽고 나면 지금 이 좁은 집이지만 얘가 내 방을 어떤 기분으로 들여다볼까. 아무도 없는데 밥은 어떻게 먹을까. 제가 맨날 밥을 해준 건 아니었지만, 같이 저녁을 먹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라고 아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 전 의원은 “아들과 함께 할 시간을 벌기 위해 꿋꿋하게 항암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항암치료를 하면서 유리했던 점은 체력이 좋았던 것이다. 살집도 있고 힘이 있었다”며 “지금은 운동을 못해서 볼품없어 보이지만 옛날에는 날아다니는 돼지였다. 제가 오랫동안 운동을 했었고 에어로빅, 줌바, 근력운동 등을 했었다. 근데 제가 지금 생각해보면 운동을 많이 했던 게 암 환자인 저에게는 기초체력이 됐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술 결심까지 심경의 변화 등 그 과정을 상세히 전한 전 전 의원은 수술 후에는 한껏 여유 있는 모습인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중간 중간 주먹도 힘차게 불끈 쥐었다.

그는 “아주 솔직히 얘기하면 ‘너도 살고 싶어 했구나’라는 걸 느꼈다”며 “더 겸손하게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들과 제 아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렇게 생환했고, 더 좋은 사람이 됐다”고 벅찬 심경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제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찾겠다. 또 열심히 더 정직하고 반듯하게 살겠다. ‘여대카’(여옥대첩카페)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여러분들 덕분”이라면서 “여대카 친구들의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 뜨거운 응원 덕분이다. 안 그랬으면 벌써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라고 자신을 믿고 응원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