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반점’이 당뇨 합병증? 당뇨병이 유발하는 피부 질환 4
당뇨병 환자의 높은 혈당은 말초혈관을 손상시키고, 면역 체계를 교란시켜 몸 곳곳에 합병증을 가져온다. 환자에 따라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에 질환이 발병하기도 하는데, 이는 당뇨병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 대사 작용의 변화, 신경 손상, 면역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피부질환 합병증을 겪는 당뇨병 환자는 적게는 30%, 많게는 79%까지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병 환자에게 흔하게 발병하는 피부질환에는 무엇이 있는지, 예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짚어 봤다.
당뇨병이 유발하는 피부질환 4
1. 당뇨병성 피부병증
다리에 갑작스럽게 붉은색 반점이 생겼다면 ‘당뇨병성 피부병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당뇨병성 피부병증은 전체 당뇨병 환자의 약 30~40%가 경험할 만큼 흔하게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다. 고혈당으로 인한 말초신경과 미세혈관의 손상이 주된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1형 당뇨병이나 제2형 당뇨병 모두에서 비슷한 빈도로 나타나는 편이다. 종아리나 허벅지 등에서 주로 나타나며, 발병 초기에는 분홍색이나 붉은색의 타원형 구진이 비대칭적으로 발생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갈색의 위축성 반흔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무증상이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저절로 병변이 사라지는 데에는 2년 정도가 걸린다.
2. 흑색가시세포증
목 뒤쪽,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 피부가 겹치는 부분이 검게 착색되었다면 ‘흑색가시세포증’을 의심해야 한다. 흑색가시세포증은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몸에서 과다하게 생성된 인슐린이 피부조직에 엉겨 붙으면서 표피세포가 증식하면서 각질층이 두꺼워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때 착색을 없애고 각질층을 떼어내기 위해 때를 심하게 미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상처로 인해 색이 더 진해지기도 하며 감염이 발생할 위험도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대신 비타민 A가 포함된 각질 연화제를 사용하면서 피부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체중 관리와 보습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3. 당뇨병성 족부병증
당뇨병을 장기간 앓아 말초신경과 혈관이 손상을 입으면 감각이 저하되면서 피부에 상처가 났음을 잘 인지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때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 바로 ‘당뇨발’, 즉 ‘당뇨병성 족부병증’이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발의 상처를 통해 들어온 세균이 감염을 일으켜 피부에 궤양을 만들고, 주변 피부를 괴사시키는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의 약 15~25%가 당뇨병성 궤양을 겪으며, 치료하더라도 재발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한 질환 중 하나다. 만약 피부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괴사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평소 발 쪽 피부의 상처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초기에 잘 처치해야 한다. 무좀이나 내향성 발톱 등 발에 상처를 내는 질환이 있다면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4. 경화부종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단단해지고 두꺼워지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심하게 간지럽다면 ‘경화부종’이 발병했을 수 있다. 경화부종은 높은 혈당으로 인해 끈적해진 혈액이 피부 진피층을 두껍게 하는 질환을 말한다. 주로 목 뒤쪽과 등 주변에서 시작해 서서히 어깨와 상체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게 딱딱해진 피부는 손으로 눌러도 잘 들어가지 않고, 주변의 정상 피부와 경계도 뚜렷하지 않은 편이다. 심한 경우 손까지 경화부종이 퍼져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손가락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손의 움직임도 둔해지게 된다. 주로 약물치료나 광선치료, 물리치료 등을 시행하지만 환자마다 치료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장기간의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 편이다.
혈당 관리가 최선의 예방…피부 이상 있다면 즉시 병원 가야
대부분의 피부질환 합병증은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하지는 않지만, ‘이러다 금방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원을 찾지 않으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거나 질환이 만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수록 피부질환 합병증이 찾아올 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평소 혈당을 잘 관리하면서 피부질환 발병 자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인슐린, 혈당강하제 등의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하며, 비만한 경우라면 운동과 식단 관리를 통해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기존에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적이 없었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들 질환이 나타난 경우에는 당뇨병이 찾아왔다는 신호일 수 있는 만큼 즉시 병원을 찾아 혈당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면역력이 낮아 상처를 통한 감염과 염증 반응도 일반인에 비해 더욱 쉽게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이 있다면 피부에 생긴 작은 상처나 물집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되며,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병원에 가서 소독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만약 피부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이 권장된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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