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생산기지 다변화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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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강국 대만의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산업에서 대만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과 달리 한국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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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웨이퍼 공장 설립
반도체 강국 대만의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있다. 지정학적 변화와 탈중국화의 이점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 계열사인 대만 뱅가드국제반도체그룹(VIS)은 네덜란드 대형 반도체회사 NXP와 함께 싱가포르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78억달러(약 10조7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웨이퍼(반도체 제조용 실리콘판) 제조 공장을 짓기로 했다.
뱅가드가 24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NXP가 16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각각 투자한다. 합작법인 지분은 뱅가드가 60%, NXP가 40%를 소유한다. 공장 건설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웨이퍼는 구식 40~130㎚(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조되는 차량·가전·산업현장용 구형 반도체 생산에 쓰일 예정이다. 2027년 제품 생산을 시작해 2029년에 매달 5만5000장의 12인치 웨이퍼를 생산, 양사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결정은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공급망 다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차원이다. 트렌드포스는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이 중국과 대만 밖으로 이동하는 추세"라면서 "대만 파운드리는 해외 진출에 보다 적극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뱅가드와 NXP의 공장 설립 역시 기업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뱅가드는 공장 설립을 통해 싱가포르 점유율을 14%에서 24%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대만의 위상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대만은 수혜국으로 꼽힌다. 트렌드포스는 뱅가드의 설비가동률이 올해 하반기 약 75%로 당초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정보기술(IT) 산업 박람회인 '컴퓨텍스 2024'에서도 대만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수장들이 대만을 찾았고 이 자리에서 신제품을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산업에서 대만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과 달리 한국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컴퓨텍스2024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한 뒤 방한해 인텔코리아가 진행하는 'AI 서밋'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수정했다. 다만 겔싱어 CEO는 "이번 출장 기간에 한국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없어 한국에 들르지 않지만 올 연말에 방문할 것"이라며 "한국 고객사들과 인텔은 매우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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