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햄버거 가게서도 ‘빅맥’ 팔게 되나...맥도날드, 상표 소송 패소

맥도널드의 햄버거 메뉴인 쿼터파운드 치즈버거(왼쪽)와 더블쿼터파운드 치즈버거. 유럽일반법원(EGC)은 5일 맥도널드가 '빅맥'이라는 이름에 갖던 독점 상표권을 치킨 등 일반 품목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버거킹에서 ‘빅맥’을 판매하는 게 가능할까. 앞으로 유럽에선 글로벌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널드’의 대표 버거 이름인 ‘빅맥’을 다른 가게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일반법원(EGC)이 “닭고기가 들어간 메뉴라면 ‘빅맥’이란 이름을 써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5일 AP 등에 따르면 EGC는 이날 맥도널드가 독점하던 ‘빅맥’ 상표권을 소고기가 들어간 메뉴에 한해서만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즉 (소고기 없이) 닭고기가 들어간 버거 등 일부 메뉴에 대해선 맥도널드가 ‘빅맥’이라는 상표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은 맥도널드가 닭고기 버거 등을 팔면서 최소 지난 5년간 ‘빅맥’이란 이름을 쓰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맥도널드에서 파는 닭고기 버거 이름은 ‘맥치킨’이다. 이 판결에 따라 앞으로 유럽 내 다른 식당은 닭고기 버거 등에 ‘빅맥’이란 이름을 붙여 팔 수 있다. 맥도널드는 성명을 통해 “EGC의 결정은 빅맥 상표를 (소고기 버거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우리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2017년 아일랜드의 햄버거 체인 ‘수퍼맥’이 유럽연합(EU)에서 상표권을 등록하려다 분쟁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수퍼맥은 1978년 문을 연 패스트푸드 가게로 아일랜드 전역에 100여 개 매장을 갖고 있다. 당시 수퍼맥은 유럽 대륙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EU에 가게 이름 ‘수퍼맥’ 등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하려 시도했으나, 맥도널드가 ‘빅맥’과 혼동될 수 있다며 이를 막았다. 이에 수퍼맥은 유럽 지적재산권청(EUIPO)에 ‘빅맥’에 대한 맥도널드의 상표권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고 긴 소송전 끝에 이번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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