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살겠네” 주담대 금리 떨어지자…서울 아파트 거래, 절반 이상이 9억 초과

아파트값 강세로 9억 초과 거래 52%
‘특례대출 효과’ 9억 이하 많았던 최근 양상과 달라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매경DB]

올해 2분기 서울에서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과 올해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자금 지원 영향으로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신고된 2분기(4~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총 7450건 가운데 9억원 초과 거래는 3885건으로 52.1%를 차지했다. 9억원 이하 거래는 3565건으로 47.9%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금액대별 거래 비율은 지난해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9억원 이하 거래 비율이 전체 거래의 절반이 넘었다. 특례보금자리론 지원이 6억원 이하로 축소됐던 지난해 4분기에는 6억원 이하 거래가 크게 늘면서 9억원 이하 비율이 56.3%까지 치솟기도 했다.

올해 1분기에는 신생아 특례대출 출시로 9억원 이하 거래 비율이 절반이 넘는 51.8%를 차지했으나 2분기 들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금액대별로는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거래 비율이 올해 1분기 30.3%에서 2분기 들어 33.3%로 늘었다. 15억원 초과 거래 비율은 17.9%에서 18.8%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6억원 이하 거래 비율은 올해 1분기 24.4%에서 2분기에는 21.1%로,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27.4%에서 26.7%로 각각 줄었다.

정책자금 지원 대상이 아닌 9억원 초과 거래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4%대로 안정되면서 전반적인 매수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2월 2000건 대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월 들어 4210건으로 늘었다. 4월에도 4352건을 기록하며 2021년 7월(4796건)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거래량 증가는 아파트값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6% 올라 10주 연속 상승했다. 오름폭도 지난해 10월 말(0.07%) 이후 7개월 만에 최고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초(0.11%), 강남(0.09%), 송파구(0908%) 등 강남권과 마포(0.08%)·용산(0.09%)·성동구(0.19%) 등 인기 도심지역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폐지 또는 완화 등 중산층을 겨냥한 감세 움직임이 확산하는 것도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높이며 고가 아파트의 매수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전세사기로 촉발된 빌라 기피 현상으로 신혼부부들이 신생아 대출이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등 정책 대출을 지원받아 아파트 매매·전세로 이동하는 분위기”라며 “실질금리가 작년보다 떨어지고. 부동산 세제 완화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가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