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파고든 中게임 …넥슨 '던파 모바일'로 반격 "대륙 홀렸다"
론칭 첫주 약 2천억 매출...누적 다운 440만건
중국 게임이 국내 3대 앱 마켓을 장악하며 영향력을 확장하는 가운데, 넥슨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로 역공하며 한국 게임의 자존심을 지켰다. 출시 후 중국 앱 마켓에서 매출·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첫 주에만 2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냈다. 이미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은 전작(던전앤파이터)의 IP(지식재산)를 계승한 만큼, 업계는 '반짝인기'에 그치지 않는 꾸준한 흥행을 기대한다.
6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던파 모바일은 지난달 21일 중국 출시 후 이달 5일까지 현지 앱스토어(애플 앱마켓)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첫날은 출시 당일이라 매출 순위에 집계되지 않았지만, 다음 날인 22일 1위에 오른 후 단 한 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았다. 중국 앱스토어 무료 게임 인기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하다 이달 5일에야 중국 게임 '비스트월드: 뉴월드' 다음인 2위가 됐다.
매출도 역대급이다. 시장정보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던파 모바일은 출시 첫 주 중국 앱스토어에서만 6300만달러(약 8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또 다른 중국 인기 앱마켓 '탭탭'의 실적 등을 더하면, 전체 매출은 1억4000만달러(약 1922억원)로 추정된다. 다운로드 수의 경우, 이달 1일까지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440만건에 달했다.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흥행 조짐을 보였다. 출시 전날 진행된 사전 다운로드에서 앱스토어와 탭탭 모두 무료게임 1위에 올랐다. 당초 2020년 8월 출시가 목표였고, 이때 사전예약에서만 6000만명이 몰린 바 있다.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중국 정부 제재에 출시가 4년이나 밀렸지만, 기다림의 세월이 무색하게도 뜨거운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원작이 현지에서 큰 성공을 이룬 만큼, 모바일 버전 역시 역대급 흥행이 예상된다. 던전앤파이터 원작은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현재 8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최고 동시 접속자도 800만명에 이르는 등 넥슨의 대표 '효자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로 넥슨의 올해 연 매출도 4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넥슨은 3조9323억원의 연 매출을 거뒀다.
업계는 중국 시장에서 오랜만의 한국 게임 성과를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닫혔던 중국 게임 시장 문이 조금씩 열리면서, 최근 한국 게임이 진출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며 "지난해 말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이 현지에서 호응을 얻었지만, 반짝인기에 그친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던파 모바일의 1위는 최근 국내 시장을 장악한 중국 게임에 맞서 한국 게임업계의 체면을 세웠다는 점에서 더욱더 고무적이다. 조이나이스게임즈의 '버섯커 키우기', 퍼스트펀의 '라스트워: 서바이벌', 센추리 게임즈의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 중국 게임은 지난해 말부터 국내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원스토어 등 3대 앱마켓 매출 순위에서 꾸준히 '톱10'을 유지했다. 특히 버섯커 키우기, 라스트워: 서바이벌의 경우 리니지M·W, 오딘 등 국내 인기 게임을 모두 제치며 장기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최근 급속도로 성장한 중국 게임 수준과 완성도를 고려하면 한국 게임사들은 여전히 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던파 모바일의 인기도 한순간에 식을 수 있다는 경고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중국 게임은 품질이 낮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개발인력을 영입하면서 게임 완성도와 수준이 상당히 올라갔다"며 "새로운 BM(수익모델)과 콘텐츠 등에 유저들도 호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던파 모바일도 출시가 4년 가까이 미뤄지면서 유행에서 살짝 벗어난 느낌이 있다. 장기 흥행은 힘들 수도 있다"고 봤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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