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얼굴 그려진 파운드화 유통 시작…수집가들 ‘오픈런’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얼굴이 그려진 파운드화 지폐가 5일(현지시간)부터 유통되기 시작했다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밝혔다. BOE 건물 앞에는 구권을 신권으로 바꾸려는 시민들의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BOE에 따르면 이날부터 5, 10, 20, 50파운드권 지폐에는 찰스 3세의 초상화가 인쇄된다. 2022년 9월선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고 찰스 3세가 즉위한 지 2년여 만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초상화가 그려진 기존 지폐도 그대로 사용된다. BOE는 화폐 사용이 줄어든 현실을 고려해 낡은 지폐를 대체하거나 수요를 맞추는 목적으로만 새 지폐를 발행할 계획이다. BOE는 “환경적·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라는 왕실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찰스 3세는 법정 화폐에 얼굴이 새겨진 두 번째 국왕이다. BOE는 1960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얼굴이 들어간 지폐를 처음 발행했다.
이날 BOE 건물 앞에는 이른 오전부터 낡은 지폐를 새 지폐로 교환하려고 모여든 화폐 수집가들이 길게 줄을 섰다고 BBC는 전했다. 은행 직원들에 따르면 이같은 ‘오픈런’을 위해 모인 시민은 200여명에 달했다. BOE는 이달 11일까지 최대 300파운드를 새 지폐로 교환해주고, 30일까지는 같은 금액 내에서 우편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은 긴 시간 기다려 손에 넣은 지폐를 쓰지 않고 보관하겠다고 했다. 런던에서 40㎞가량 떨어진 도시 하트퍼드셔에서부터 왔다는 한 대학생은 “어려서부터 동전을 수집하는 걸 좋아했다”면서 “이 기념비적인 이벤트에 꼭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런던 북부 노샘프턴에 거주하는 하팔 싱은 새 지폐를 받기 위해 이른 새벽 일어나 112㎞를 달려왔다. 싱은 “어릴 때부터 수집을 했다”면서 “새로운 지폐가 나오길 기다려왔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엘리자베스 2세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한 시민은 “새 지폐가 발행된다는 건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의미인 것 같다”이며 “새 돈을 갖게 돼서 기분이 정말 좋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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