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욱일기 게양한 아파트…관리사무소 “제재 방법 없어”

지난달에도 같은 위치 몇 차례 게양
시민들 ‘선 넘었다’ 공분
서경덕 “처벌법 만들어야”

▲ 부산의 한 아파트에 내걸린 욱일기. [사진 제공=서경덕 교수]

현충일인 6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내걸려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부산 수영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고층 창문에 욱일기가 내걸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해당 건물의 욱일기 사진이 게시되자 네티즌들은 ‘진짜 선을 넘었네’, ‘제정신인가’ 등의 내용을 담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 건물에는 같은 위치에 일장기가 여러 차례 걸려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건물에 일장기가 게양된 사진과 함께 “집 근처에 매국노가 살고 있다”며 “경찰에서도 어쩔 수 없다고 한다”는 게시글이 온라인을 통해 올라왔다.

일장기와 욱일기가 같은 층에 걸려 있어 동일 인물이 내걸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일장기와 욱일기를 내건 입주민은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욱일기 처리를 두고 주상복합건물 관리사무소는 난감해하고 있다.

해당 건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날 “지난달부터 주변 민원 때문에 관계기관에 문의도 해봤지만, 입주민의 행위를 제재할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평상시에 일장기가 종종 걸렸던 곳이라고 하는데 이건 선을 제대로 넘었다”며 “요즘 왜 이런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 벤츠 차량에 욱일기를 붙이고 국내 도로를 활보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욱일기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서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비난과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삼아 강력한 ‘처벌법’을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특별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에는 욱일기 등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와 조형물 또는 이를 연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사용된 그 밖의 상징물’을 공공장소에서 전시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