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중국법 따라 다시 재판"…'미르의 전설' 분쟁 계속

액토즈소프트 '일부 승소' 원심 파기환송
대법 "중국의 법률이 준거법이 된다"

연합뉴스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을 두고 게임회사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가 진행중인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이 국내법이 아닌 중국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9일 액토즈소프트가 위메이드와 전아이피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등 사건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미르의 전설은 1세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와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사건의 발단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는 1998년 액토즈소프트가 '미르의 전설'을 출시할 당시 핵심 개발진으로 참여했다.

이후 박 대표는 2000년 액토즈소프트로부터 독립해 위메이드를 창업하고, 두 회사는 액토즈소프트가 위메이드 지분의 40%를 보유하는 조건으로 '미르의 전설' 지적재산권(IP)를 공동 소유하기로 했다. 이후 액토즈소프트는 2001년 중국 회사 '샨다'와, 위메이드는 2003년 중국 회사 '광통'과 라이센스 계약을 각각 체결한다.

이때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가 동의 없이 다른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2004년 미르의 전설 저작권을 액토즈소프트가 20~30%, 위메이드가 70~80% 가져가는 방향으로 화해가 성립됐다.

그러다가 2014년부터 미르의 전설이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다시 중국에서 흥행하면서 두 회사는 다시 갈등을 겪게 된다. 2017년 액트즈소프트는 위메이드와 위메이드의 물적분할로 세워진 전기아이피가 독단적으로 중국 회사에 미르의 전설 IP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액토즈소프트의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위메이드가 저작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지만, 2004년 소송 화해 내용에 따라 액토즈소프트에 사용료 20%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국내법이 아닌 중국법에 따라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액토즈소프트가 어느 국가에서 자신의 저작권 침해가 발생해 그에 대한 보호를 주장하고 있는지에 관해 살피지 않은 채 저작권 보호에 관한 준거법을 모두 대한민국 법으로 결정하고 침해 정지, 간접강제, 손해배상 성립 여부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과 중국은 모두 베른협약의 가입국으로서 '중국 회사가 원고(액토즈소프트)의 중국 내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피고(위메이즈·전기아이피)가 교사 또는 방조해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중국의 법률이 준거법이 된다"고 판단했다.

베른협약은 '저작권에 대한 보호의 범위와 구제의 방법은 오로지 보호가 주장되는 국가의 법률에 의한다'고 돼 있다. 즉, 액토즈소프트의 보호되는 국가는 중국이므로, 중국법에 준거해 사건을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대법원은 액토즈소프트가 위메이드에게 미르의 전설 IP를 전 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에서 저작권이 침해되고 있는지 추가로 살핀 후 준거법을 정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를 상대로 장소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제3자에 대한 저작권 이용 허락 행위의 정지를 구하고 있다"면서 "침해지를 명확히 특정하고 준거법이 결정된 후 심리가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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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kimgu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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