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앞에서 베트남 며느리 성폭행 시도한 80대.. 2년 후 신고, 왜?

제주지법, 징역 2년 실형 선고 법정구속
"땅 팔아 집 사주겠다" 범행했지만 미수
남편 황당 발언 "신고하면 같이 못 살아"
재판부 "죄질 불량, 피해자는 사과 원해"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베트남 출신 며느리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한 시아버지가 실형에 처해졌습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는 최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기소된 8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했습니다.

A씨는 2021년 여름 베트남 출신 며느리 B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땅을 팔아 베트남에 집을 사주겠다"며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B씨는 사건 직후 신고를 하지 못했습니다. "신고하면 더 이상 함께 살지 못한다"는 남편의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B씨는 2년 후인 지난해 설 명절을 앞두고 남편과 다툰 뒤 집을 나왔고, 그제야 지인에게 피해 사실을 알린 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이 이뤄진 공간에 4살, 5살 손주가 놀고 있었던 점 등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피해자도 처벌보다 사과를 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