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사건 피해자에게 도움 줬던 배우” 故최진실 재조명

이가영 기자 2024. 6. 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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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故) 최진실씨. /뉴시스

최근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신상 폭로가 이어지며 사건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졌다. 당시 배우 고(故) 최진실씨가 피해 여중생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준 사실도 재조명됐다.

6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04년 밀양 성폭행 피해자에게 도움을 줬던 최진실’ ‘밀양 사건 피해자에게 도움을 줬던 배우’ 등의 글이 올라왔다. 최씨가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에게 도움을 줬던 사실을 회상한 강지원 변호사의 언론 인터뷰를 담은 내용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최씨는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2년 5살 연하의 야구스타 고(故) 조성민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2년 만인 2004년 갈라섰다. 결별 과정에서 최씨가 남편에게 폭행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최씨는 가정폭력 피해자였음에도 연예계 생활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딱 부러지고 깔끔한 이미지가 손상되면서 자신이 CF에 출연한 업체로부터 30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이때 강지원 변호사가 최씨의 무료 변론을 자청했다. 순수한 여성 인권 보호 차원에서 나선 일이었으나, 일각에서는 ‘경제 형편이 어렵지도 않은 유명 연예인에 대한 특혜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강 변호사는 당초 계획을 바꿔 최씨에게 수임료를 받고, 자신이 무료 변론하던 밀양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를 돕는 데 쓰기로 했다.

당시 피해자는 어머니와 도망치듯 서울로 옮겨와 먹고사는 것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가해자들로부터 5000만원의 합의금을 받았지만, 이 돈은 아버지와 고모가 나눠가졌다. 피해자에게는 한 푼도 돌아가지 않았다.

강 변호사는 2016년 6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제가 최진실 사건을 무료로 맡고 있었다”며 “안티 최진실 카페가 있었는데, 왜 부자에게 공짜로 변론을 해주냐고 난리였다”고 했다. 이어 “제가 최진실씨에게 1000만원을 준비하라고 했다”며 “최진실씨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흔쾌히 응했다”고 했다. 이 중 500만원은 성폭력상담소에, 500만원은 밀양 사건 피해자 어머니에게 전달됐다.

당시 최씨는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4년 12월 자신의 손해배상 소송 관련 변호인단 브리핑 자리에 참석한 최씨는 “제가 굳이 힘들다고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강 변호사가 대신 “최진실씨는 지금까지 인기와 앞만 보고 살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강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유튜브 채널에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정보를 연달아 폭로하는 것과 관련 피해자 측은 “가해자 공개에 동의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5일 “피해자 측은 첫 영상이 게시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전 동의를 받은 바도 없다”며 “피해자와 가족 측은 향후 44명 가해자 모두 공개하는 방향에 동의한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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