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벙커는 수장고가 됐다…경복궁 발밑 조선왕실 유산 수 만점
수장고 포화율 이미 100% 넘어…"분관 등 공간 확대 계획"


(서울=뉴스1) 김일창 신웅수 기자 = 조선왕실 전문 박물관인 국립고궁박물관이 지난 2005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수장고를 언론에 공개했다.
박물관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를 언론에 공개하며 수장고 포화율이 이미 100%를 넘어 전시형 수장고 형식 분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5년 8월 15일 개관한 국립고궁박물관은 5월말 기준으로 국가지정·등록유산으로 국보 4건, 보물 27건, 국가민속문화유산 1건, 국가등록문화유산 13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5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목록 1건, 시도문화유산 3건 등 총 8만 8500여점의 조선왕실·대한제국 황실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
이 수장고는 박물관에서부터 경복궁까지 이어진 지하에 자리하고 있다.
손명희 박물관 학예연구관은 "1962년, 한국전쟁 때 많이 손상됐던 조선총독부 청사를 개보수해서 중앙청을 만들었다"며 "중앙청이 안보회의 장소로 쓰일 지하 벙커를 만들었는데, 그 벙커가 지금의 수장고다"라고 말했다.
1983년 시작한 벙커의 수장고화 작업은 2005년도 개관과 함께 한 번의 개보수를 거쳤다. 현재는 지하에 총 16개의 수장고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유산을 모두 수장하기에는 수장고 크기가 역부족인 상황이다. 손 연구관은 "현판과 마차, 가마 등 큰 유물들이 많아서 수장고 포화율이 현재 160%"라며 "외부에서 임시 수장고를 운영하고 있는데도 현판의 경우 다 낱개로 보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수장고의 보안은 삼엄하다. 박물관 지하로 내려가 약 350m 길이의 통로를 지나 25cm 두께의 철문 4개를 통과해야 수장고에 닿을 수 있다. 카드키와 신원 확인 등 보안 절차만 8단계에 이른다. 손 연구관은 "보안과 관리가 생명이기에 내부에선 직원들이 2인 1조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 공개된 수장고는 어보류를 보관하는 제10수장고와 현판류를 보관하는 제11수장고, 열린 수장고인 제19수장고 세 곳이다.
조선왕조 궁중 현판 766점이 보관된 11수장고에는 인조의 잠저 어의궁 현판과 사도세자의 사당 경모궁 현판, 창경궁 내 순조의 생모 수빈 박씨의 신위를 모신 사당 현판이 있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국가유산의 안정적인 수장을 위해 박물관 분관 설립 등 공간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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