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분석' 액트지오 실체는?…美박사 7일 입 연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심해 가스전 가능성' 공식 발표 이후 분석 업체인 액트지오(Act-Geo)의 전문성과 탐사시추 성공률에 대한 의문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이번 분석을 진행한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는 오는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1인 기업' 논란 등 각종 의혹에 해명할 계획이다. 정부가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탐사 시추의 주요 근거로 액트지오의 분석을 제시한 만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오는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브레우 박사가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아브레우 박사는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 심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확인해 준 미국 심해기술평가 전문업체 액트지오의 소유주이자 고문이다. 아브레우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유망구조로 지목된 '대왕고래' 지역의 탐사 시추 성공 가능성과 경제성 평가 등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3일 미국 심해기술평가 전문업체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포항 영일만 인근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2023년 2월, 지난 17년간 물리탐사를 통해 축적해 온 자료를 액트지오에 보내 심층 분석을 의뢰했고 액트지오가 지난해 말 '동해 유전' 매장 가능성을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오는 12월부터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친 '대왕고래' 가스전 후보 해역에서 시추 탐사에 나선다. 노르웨이 유전개발업체인 '시드릴(Seadrill)'과 시추계약을 체결했다. 1공당 시추 비용은 1000억원이 넘는다. 정부는 2026년까지 최소 5차례 이상 시추할 계획이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액트지오가 2016년 설립 이래 가이아나, 볼리비아, 브라질,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 다수의 주요 프로젝트 평가를 수행한 세계적 심해기술평가 전문기업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1인 기업이란 의혹에 대해서도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들이 아브레우 고문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아브레우 박사는 엑슨모빌에서 지질(층서)그룹장을 역임하며 심해광구 평가를 주도한 30년 경력의 전문가이자 미국 퇴적학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아브레우 박사는 엑슨모빌 재직 시 가이아나 유전 탐사작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석유공사는 액트지오 직원들도 엑손모빌, 셸, BP 등 메이저 석유개발기업 출신으로 심해탐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선 액트지오가 제시한 '탐사시추 성공률 20%'의 근거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지난해 8월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의 반기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심해 탐사 사업이 더 이상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해 철수했다고 보도하는 등 탐사시추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동해 심해 가스전은 이번에 처음으로 유망성 평가와 유망구조 도출이 완료됐다"며 "석유공사와 우드사이드는 2007년부터 15년간 물리탐사를 함께 진행했지만 시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단계인 유망구조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1월 우드사이드 철수 후 축적된 자료를 같은 해 2월부터 12월까지 액트지오가 분석해 유망구조를 도출했다는 설명이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석유 개발은 기본적으로 실패 리스크가 더 크고 성공률이 30%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어떤 경우엔 성공률 5% 미만이어도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가 두려워서 시도를 안 하면 진전이 하나도 없다"며 "자원 개발에서 불확실성은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도 "우리나라 같은 자원 부족 국가는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확인만 되더라도 시추·탐사까진 진행하는 것이 낫다"며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봤을 때도 이 정도 규모의 시추·탐사 비용은 쓸 만 하다"고 말했다.
액트지오의 전문성 논란도 불필요하단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 교수는 "심해 물리탐사 분석은 아주 특수한 작은 분야이기 때문에 큰 업체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분석하더라도 잘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아브레우 박사의 경력과 능력 등을 감안하면 그의 견해를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유 교수도 "자료해석은 엄청나게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심해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소수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규모는 큰 상관이 없다"며 "액트지오는 포스코 미얀마 가스전 유망성 평가도 수행했고 아브레우 박사가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메이저 업체인 엑슨모빌 출신인 것을 감안하면 신뢰성엔 문제가 없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딸에게 "엄마 없다" 속인 아빠, 이혼 숨기고 동거…서장훈 '분노' - 머니투데이
- 천우희 "밀양 성폭행 다룬 '한공주'…제작비 없이 마음 모아 촬영" - 머니투데이
- 베트남 며느리 성폭행하려던 80대…남편은 "신고하지 마" - 머니투데이
- "믿음직한 아빠" 밀양 가해자, 본인 딸은 과잉보호?…이수정 교수 일침 - 머니투데이
- "남편 관리 좀 해"…황재균 벤치 클리어링→지연 악플 불똥 - 머니투데이
- 김병만도 몰랐던 사망보험 20여개…'수익자'는 전처와 입양 딸 - 머니투데이
- "여 BJ 녹음은 사적대화, 난 당당"…8억 뜯긴 김준수, 마약에 선긋기 - 머니투데이
- "트럼프 취임 전에 서둘러"…美, TSMC에 최대 9.2조 보조금 확정 - 머니투데이
- 전성기 때 사라진 여가수…"강남 업소 사장과 결혼, 도박으로 재산 날려" - 머니투데이
- "돈으로 학생 겁박"…난장판 된 동덕여대, '54억' 피해금은 누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