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수익 보장’ 회원료 100억 받고 회사 폐업…국세청, 세무조사 착수
‘엔데믹 특수’ 누리며 세금 탈루한 웨딩업체도
300%에 달하는 주식 투자 수익률을 약속하며 유료 회원을 모집한 뒤, 약속을 못 지켰음에도 회원료 환불을 거부하며 탈세까지 저지른 일당 등 민생침해 탈세범들에 대해 세무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불법리딩방, 웨딩업체, 유명 음료제조·외식업체 등 민생침해 탈세자 55명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고수익을 미끼로 회원을 모집한 뒤 환불을 거부한 불법리딩방 16곳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불법 리딩방 업체 A사는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무조건 300%” 등 과대광고로 유료 회원을 끌어모았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연회비를 깎아준다며 카드깡 업체를 통해 결제를 유도하는 등의 수법으로 100억원대의 수익을 은닉하고 신고도 누락했다.
법인의 상표권을 사주 개인 명의로 출원·등록한 뒤 법인에 10억원에 파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법인자금을 유출하기도 했다.
A사는 약속한 수익률 300%를 지키지 못해 환불해줘야 할 상황에 처하자, 기존 법인을 폐업신고한 뒤 다른 법인을 세우는 이른바 ‘모자 바꾸기'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외면했다. 그러면서도 A사 사주일가는 법인카드로 명품을 구입하거나 골프장·특급호텔을 이용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나갔다.
신사업·코인 관련 허위 정보로 투자금을 편취한 주가조작·사기코인 업체 9곳도 탈세 혐의를 받는다.
B업체 대표는 유망 기업을 인수하고 신규 사업에 진출할 것처럼 허위 공시를 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급등시킨 뒤 매매거래정지 직전 주식을 팔아 치웠다. 이렇게 챙긴 시세 차익은 세금 신고 없이 빼돌렸다.
신종코인을 구매하면 고배당을 할 것처럼 속여 사회초년생·은퇴자 등으로부터 수천억원대 판매 수익을 챙긴 뒤 세금을 탈루한 사기 코인업체 C사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C사는 피해자에게 수익금을 주지 않으면서 친인척에게 사업 소득을 빼돌리거나 유령법인을 이용해 법인자금을 유출하기도 했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특수를 누리면서 현금 수입 신고를 누락한 웨딩업체 5곳도 세무조사 대상이다.
이들은 할인을 미끼로 예식비의 90% 수준인 잔금을 결혼식 당일 현금으로 결제할 것을 유도한 뒤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주 일가가 소유한 거래처에 용역비를 과다하게 지급하거나 일용 노무비를 허위로 처리하는 수법으로 소득을 축소하기도 했다.
회삿돈을 빼돌린 음료 제조업체 7곳과 유명 외식업체 등 18곳도 국세청의 타깃이 됐다.
수요층이 탄탄한 커피·탄산음료 등을 납품하는 음료 제조업체 D사 법인 자금으로 강원랜드 VIP 회원인 사주의 카지노 ‘밑돈’을 대줬다가 덜미를 잡혔다. D사는 국세청에 등록된 법인계좌에서 미등록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10억원이 넘는 법인자금을 유출해 여러 차례 카지노 칩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일하지도 않은 사주 자녀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자녀의 부동산을 고가로 매입하는 방법으로 법인 자금을 유출하기도 했다.
수백개의 전국 가맹점을 보유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E사는 자녀 법인이 판매하는 비품을 시중가보다 3배 정도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법인 자금을 빼돌렸다.
비싸게 산 비품들은 가맹점에 시중가의 4배 가격에 판매됐다. 자녀 법인에 부당 이득을 챙겨주기 위해 가맹점에 비품을 비싸게 팔아 넘기는 ‘갑질’을 한 셈이다.
사주는 업계 평균의 3배를 웃도는 수십억원의 보수를 매년 받고 사적으로 쓴 비용을 법인 지출로 회계처리를 하기도 했다. E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내려갔음에도 판매가를 수차례 대폭 인상해 막대한 영업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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