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뒤치락’ 3년 숫자 싸움···KIA-LG의 춤추는 ‘타력 고지전’
프로야구 KIA는 올시즌 개막 이후 가장 좋은 팀 타격 지표를 기록하고 있다. 5일 현재 팀타율 0.288로 1위, 팀 OPS도 0.795로 1위에 올라 있다. KIA에 이어서는 LG가 팀타율 0.283로 2위, 팀 OPS 0.782로 2위로 추격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프로야구 흐름으로는 일면 익숙한 풍경이다. 2022시즌 이후 두 팀은 주요 팀 타격지표를 놓고는 엎치락뒤치락 1위를 나눠 가졌다. 2022년에는 팀 OPS에서 KIA가 0.747로 1위로 시즌을 마친 가운데 LG가 0.742로 따라붙었고, 2023년에는 두 팀이 순위만 맞바꿨다. LG가 0.755로 팀 OPS 1위에 올랐고, KIA 0.735로 다음 자리를 지켰다.
앞서 2시즌은 두 팀의 공격력 싸움이 그리 뜨겁지는 않았다. LG가 상위권에서 우승 고지를 보고 싸움을 이어간 것과 달리 KIA는 중위권에서 생존 경쟁을 이어가는 흐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팀 타격지표로 나타나는 숫자의 무게가 다르다. 올시즌 우승 후보 그룹에서도 1,2위를 다퉜던 두 팀은 6월 들어 반 발짝 선두 싸움을 시작했다. 한두 경기 결과로 1위가 달라질 수 있는 거리의 경주에 돌입했다.
두 팀이 견고한 공격력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은, 두 팀 모두 선발투수 이슈가 이어지면서 마운드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KIA는 외인투수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대체 외인 알드레드를 영입해 8일 출격 준비를 시키는 상태인 가운데 좌완 이의리의 부상 이탈까지 겹쳐 선발진을 다시 세팅하는 과정에 있다.
LG는 그간 부진했던 켈리와 엔스 등 외인투수 둘이 반등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관련 이슈를 완전히 정리한 단계는 아니다. 추후 변수 속에 베테랑 우완 임찬규가 허리 부상으로 잠시 부상자명단에 올라 있기도 하다.
마운드 계산이 복잡한 가운데 두 팀은 공격력으로 잡아야 할 경기가 늘고 있다.
KIA는 롯데와 주중 3연전 중 첫 2경기를 모두 내주는 과정에서 선발 싸움에서 밀리기도 했지만 2경기 타율 0.185에 OPS 0.428로 고개를 숙인 것이 아쉬웠다. KIA는 6월 4경기 팀타율 0.226 OPS 0.556으로 가라앉은 타격 사이클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을 숙제로 안고 있다. 주포 나성범이 이 기간, 15타석 13타수 1안타로 부진한 것도 아픈 대목. 다만 김도영은 6월 타율 0.333(15타수 5안타), 김선빈은 0.400(10타수 4안타)로 최근 지표가 나쁘지 않았다.
LG는 6월 4경기에서는 팀타율 0.302, 팀 OPS 0.895로 상승 곡선이다. 살아난 타격 지표는 3승1패라는 호성적으로도 나타났다. LG의 ‘양문형 타선’ 문보경이 이 기간 타율 0.438(16타수 7안타), 문성주가 0.313(16타수 5안타)로 오름세인 것이 고무적이다.
두 팀은 시즌 출발 선상의 전망에서 올가을 한국시리즈 매치업 1순위 후보였다. 현재 팀 순위도 그렇다. 두 팀 모두 현재 구성으로는 선발진을 포함한 투수력으로는 리그를 지배하기 어려운 구조다. 전체 사이클에서 상승곡선은 최대한 길게 끌고 갈고, 하락세는 최단기간으로 줄여야 하는 공격력 경쟁이 주목받을 이유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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