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스리피트, 초유의 2G 연속 감독 퇴장까지··· 언제까지 논란 반복될까

심진용 기자 2024. 6. 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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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 정지윤 선임기자



또 스리피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5일 창원 NC전 7회초, 심판진의 스리피트 판정과 비디오 판독 결과에 불복하고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이 감독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비디오 판독 항의에 따라 자동 퇴장 조처를 받았다. 전날 주루방해 항의로 퇴장당했던 이 감독은 이틀 연속 경기 중 더그아웃을 비워야 했다. 2경기 연속 퇴장을 불사하고 항의를 할 만큼 이 감독은 불만이 컸다.

상황은 이랬다. 7회초 두산 선두타자 조수행이 투수 앞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렸다. 파울 라인 바깥쪽으로 달리던 조수행은 1루가 가까워지지 라인 안쪽으로 들어왔다. NC 김영규의 송구가 빨랐지만 1루수 맷 데이비슨이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계성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조수행이 라인 안쪽으로 달리며 김영규의 시야를 막았다는 이유였다. 스리피트 라인을 침범해 수비방해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이 감독은 곧장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와 항의했다. 1루 파울라인을 따라 걸으며 1루 베이스를 양손으로 가리키면서 판정 결과를 따졌다. 1루 베이스가 라인 안쪽에 붙어 있는 만큼, 타자 주자 역시 결국엔 안쪽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것이었다.

비슷한 상황은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해 7월 13일 KIA-삼성전, 당시 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투수 앞 땅볼을 치고 1루 라인 안쪽으로 뛰었다. KIA 투수 양현종이 피렐라를 피해 어렵게 송구한 공이 1루수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스리피트 라인 침범으로 수비 시야를 방해한 아웃 판정이 나올 수도 있었지만,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5일 NC-두산전과 과정은 유사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던 셈이다.

같은 해 6월 23일, 키움-두산전. 1사 만루 키움의 찬스에서 3루 땅볼이 나왔다. 홈에서 포스 아웃이 됐고, 두산 포수 양의지가 병살을 잡기 위해 다시 1루로 공을 던졌다. 타자 주자의 몸에 맞는 악송구가 됐지만, 1루심은 수비 방해로 인한 아웃을 선언했다. 타자 주자 임지열이 라인 안쪽으로 들어와 송구를 방해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홍원기 감독은 “발이 (선 안으로) 안 들어가려면 왼발로만 베이스를 밟아야 한다는 건데 발맞춰서 뛸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5일 이 감독의 항의와 맥락이 같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5일 창원 NC전 스리피트 라인 침범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더그아웃에서 나와 1루 파울라인을 따라 걸으며 하으이하고 있다. 티빙 중계화면 캡처



스리피트 라인은 KBO의 반복적인 논란거리가 된 지 오래다. 규칙 자체가 “(주자가) 파울 라인 안팎의 스리피트 라인을 벗어남으로써 1루로 던진 공을 받거나 타구를 처리하는 야수에게 방해가 되었다고 심판원이 인정하였을 경우”라고 되어 있다. 심판의 판단에 따라 유사한 상황에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규칙 안에 이미 있다. 주자의 움직임이 정말로 수비를 방해했는지가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5일 경기의 경우에도 김영규의 송구 자체는 데이비슨이 잡을 수 있는 범위 안으로 들어갔다.

수비 방해가 비교적 명확한 경우에도 타자로서는 억울함이 남을 수 있다. 전날 이 감독이나 지난해 홍 감독의 말처럼 1루 베이스가 파울 라인 안쪽에 붙어있기 때문에 결국은 타자 주자가 라인 안쪽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것이다.

계속된 스리피트 라인 논란에 지난달 11일 KIA는 관련 공문을 KBO에 보냈다. 그러고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또 스리피트 라인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올 시즌부터 새로 적용한 것처럼 타자 주자의 ‘주로’를 파울 라인 안쪽까지 확대한다든가, 일부 소프트볼 리그처럼 파울 라인 바깥에 1루 베이스를 하나 더 두자는 등 대안적 아이디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는 11일 각 구단 단장들이 모이는 KBO 실행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스리피트 논란 역시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창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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