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스타트업 3곳 중 2곳, 기업 규제로 인해 어려움 겪어”

한국경영자총협회, 6일 ‘스타트업 규제 및 경영환경 실태조사’
응답 기업의 64.3%, 규제로 인한 애로 경험
10곳 중 6곳 이상은 최근 1년 간 투자 못 받아
“스타트업 활성화 위해 시장 진입 규제, 노동 규제 등 가장 시급”

규제로 어려움 겪는 스타트업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전국의 스타트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타트업 규제 및 경영환경 실태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4.3%는 “규제로 인한 애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경총 제공.

국내 스타트업(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창업 기업) 3곳 중 2곳이 각종 기업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전국의 스타트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타트업 규제 및 경영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4.3%가 규제로 인한 애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37.7%는 우리나라가 경쟁국인 미국, 일본, 중국보다 ‘스타트업 규제 수준이 높다’고 답했다.

스타트업 10곳 중 6곳 이상은 투자, 경영상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5.7%는 최근 1년 내 벤처캐피탈(VC), 금융기관 등에서 ‘투자를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최근 경험한 가장 큰 경영상 애로사항(복수 응답 포함) 중에서는 ‘투자 재원이 줄어들거나 자금 조달 및 관리가 어렵다’는 응답이 71.3%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신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률·제도’라는 응답(44.7%)이 높았다. 스타트업의 61.0%는‘올해 신규 투자 계획이 없다’, 60.3%는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 고 답했다.

규제샌드박스 불만족 사유 국내 스타트업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 불만족 사유.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또 스타트업의 54.7%는 ‘규제 샌드박스’(기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만족스럽지 않은 사유(복수 응답 포함)는 ‘신청 후 승인까지 행정 처리 기간이 길다’가 61.6%로 가장 높았고, ‘규제 면제·유예 기간이 최대 4년으로 짧다’(51.8%), ‘지켜야 하는 부가조건이 많다’(44.5%) 순이었다.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복수 응답 포함)는 ‘진입 규제(등록·허가, 기존 업역 체계의 기준·요건 등)’라는 답변이 49.7%, ‘노동 규제(임금, 근로시간, 노사관계 등)’라는 답변이 49.0%로 높게 나타났다. 그 외 ‘개인정보보호 규제’(35.7%), ‘환경 규제’(26.3%), ‘안전 규제’(22.7%), ‘신기술 개발·사업화 관련 규제’(12.3%)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성장 단계별 정부 지원금 및 융자 지원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82.0%)고 답했다. 이어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의 과감한 폐지·개선’(53.3%), ‘해외 판로 개척·발굴 등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41.3%)’ 등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전문과학기술, 정보통신, 지식·기술 서비스업 등 분야에 속한 창업 7년 미만의 스타트업 30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서는 성장 단계별 정부 지원책을 더욱 강화하고,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고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