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보고 한국 대통령이라니”…잦은 말실수에 ‘이 대통령’ 인지력 저하 논란
WSJ “반응 늦어 회의 늦기도
때때로 인지력 저하 징후 보여”
공화당 인사 위주 보도로 객관성 논란
백악관 “여전히 강력한 지도자” 반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1세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비공개 석상에서 때때로 인지력 저하 징후를 보이고 있다면서 5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WSJ은 바이든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한 공화당과 민주당 인사, 행정부 당국자 45명을 수 개월간 인터뷰한 결과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통과를 설득하려고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했지만 너무 희미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참석자들은 그의 말을 알아듣기 어려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핵심 내용을 담은 노트를 읽으면서 대화를 진행했다. 또 그는 장시간 말을 멈추거나 눈을 감고 있어서 과연 그가 듣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 20여명을 맞이하면서 너무 느리게 움직인 탓에 회의가 10분 늦게 시작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직접적으로 질문을 받으면 백악관 직원들에게 넘겼다.
존슨 의장은 지난 2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일대일로 회동했을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추진한 에너지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해 우려하기도 했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지난해 국가부채 상한선 해제를 놓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날은 느슨하면서도 즉흥적인 교류를 하다가 어떤 날은 중얼거리면서 메모에 의존했다고 회고했다. 매카스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일할 때 그의 집에도 찾아가기도 했다”며 “그는 지금 같은 사람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부 민주당 인사들도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보다 더 느리게 보인다”며 “좋은 순간과 나쁜 순간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WSJ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문제를 지적한 대부분은 공화당 의원이었지만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문제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지난 달 백악관에서 열린 유대계 미국인 관련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이 초청대상에 포함됐다고 잘못 말했다가 바로잡았다. 그 하루 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선거 유세 때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자신이 부통령이었다고 말해 기억력에 오류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9년말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7년 1월까지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한 바 있다. 또 그는 지난 달 모금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한국 대통령이라고 잘못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는 지난 2월 로버트 허 전 특별검사의 바이든 대통령 기밀문서 취급 조사보고서를 통해 증폭됐다. 허 특검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재직 연도를 기억하지 못했고, 장남 보 바이든이 몇 년도에 죽었는지 떠올리지 못했다”면서 그의 기억이 제한적이라고 적시한 바 있다.
WSJ의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서 ‘누가 대통령직에 육체적·정신적으로 적합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8%만이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했고 48%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손꼽았다.
그러나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명민함을 유지하는 강력한 지도자라고 반박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의회 공화당원들과 외국 지도자들 및 당파성이 없는 국가안보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입법 분야에서 깊은 성취의 기록을 갖고 있고 식견과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고 분명히 밝혔다”면서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정치적 전술에 따라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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