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우리 아이들, 숙제·시험·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우리나라 아동들이 코로나19(COVID-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인지·언어 발달 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에 대한 보호자의 위험행동이 줄어 안전도도 높아졌다. 하지만 비만율이 크게 증가하고 방과 후에 친구들과 노는 대신 학원·과외를 하는 아동들은 늘었다. 숙제와 시험,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여전히 높았다.
0~5세 아동은 대부분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원을 이용하고 있다. 민간 어린이집 이용률이 27.7%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국공립 어린이집(24.4%), 사립유치원(14.7%) 순이었다. 시간제 학원(13.5%)과 학습지(12.7%) 등 사교육 이용률도 높았다.
6~17세 평균 사교육 비용도 2018년 31.66만원에서 2023년 43.55만원으로 37.6% 급증했다. 9~17세 아동의 사교육 시간을 살펴보면 수학이 주당 4.17시간, 영어가 주당 3.93시간으로 각각 1·2위였다.
아동의 주양육자는 대부분 어머니(90.4%)였지만 양육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합의'한다는 비율이 63.4%로 2018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아동 권리에 대한 인식 개선 등으로 부모가 훈육할 때 체벌 등도 덜 하는 추세다. 부모의 체벌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2018년 39.3%에서 2023년 22.7%로 크게 감소했다. 훈육방식으로 벌 세우기, 장난감이나 게임기·스마트폰 제한하기 등 제재적 방식을 선택하는 비율도 소폭 감소했다.
아동에 대한 보호자의 위험행동도 줄어들고 있어 아동이 점점 안전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엉덩이를 맞는 등 신체적 위협을 당하거나, 꾸짖음 등 정서적 위협을 1년에 한두 번 이상 경험한 아동은 각각 10%, 30.6%로 2018년(각각 27.7%, 38.6%) 대비 상당히 감소했다. 보호자 없이 아동이 혼자 또는 형제 자매끼리 있던 경험도 0~5세의 경우 12.2%에서 4.5%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정서적 위험을 경험한 아동의 경우 시간이 67.7분에서 77.85분으로 증가해 예방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0~8세 아동 중 스마트폰과 컴퓨터, 테블릿을 1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은 주중 27.5%, 주말 36.9%로 2018년(주중 19.7%, 주말 24.2%)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반면 TV 시청과 책읽기 활동은 모두 감소했다.
9~17세 아동은 42.9%가 방과 후에 친구들과 놀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18.6%만 같이 지냈다. 학원교습과 과외는 25.2%만 희망했지만 실제로는 54%가 받고 있었다.
아동의 비만율은 크게 증가했다. 전 연령대에서 과체중·비만율이 20%를 넘어선 상황이다. 9~17세 아동의 비만율은 14.3%로 2018년 3.4% 대비 약 3.5배 높아졌다. 수면시간이 8.29시간에서 7.93시간으로 감소하고, 주중 앉아있는 시간이 8.73시간에서 10.6시간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아동의 정신건강은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아동은 증가했다. 9-17세에서 스트레스가 적거나 없는 아동은 43.2%로 지난 조사 대비 8.7%포인트(p) 증가했다. 아동의 우울 및 불안 정도도 1.77점(최대 26점)으로 지난 조사 대비 0.11점 감소했다. 스트레스가 대단히 많은 아동은 1.2%로 0.3%P 증가했다. 우울감을 경험(4.9%)하거나 자살 생각을 한 아동(2%)도 증가했다. 아동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은 숙제·시험(64.3%)과 성적(34%)이었다.
흡연과 음주를 경험한 9~17세 아동은 각각 1.8%, 6.1%로 기존 6.6%, 9.1%에서 크게 감소했다. 아동의 최초 흡연 경험 시기는 중학교가 58.1%로 앞당겨진 경향을 보였다.
현수엽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그동안 아동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로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전반적 지표가 개선됐지만 일부 악화된 지표도 있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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