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농협, 무이자자금·도농상생기금 큰 관심…‘쌀문제’ 질의 쏟아져

이재효 기자 2024. 6. 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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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2024 권역별 현장경영']
교육지원
“상생기금 보전한도 상향해야”
지역농협 인재 정착방안 주문
양곡
지역 거점별 RPC 운영 제안
보리 수확 급갑…대책 요구
경제사업
농업진흥구역 내 주유소 설치
가공사업 활성화 지원 요청도
5일 전남농협본부에서 열린 ‘2024 전남·광주 지역농협 현장경영’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희망농업 행복농촌’ 구현을 다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도상 농민신문사 이사(전남 영암농협 조합장), 문병우 광주광역시 서광주농협 조합장, 고평훈 농협중앙회 이사(전남 목포원예농협 조합장), 장승영 〃(〃 해남농협 조합장), 강 회장,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 박종탁 전남농협본부장, 이현호 광주농협본부장.

5일 전남농협본부에서 열린 ‘2024 전남·광주 지역농협 현장경영’에 참가한 조합장들은 교육 지원부문에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현장에서 화두가 된 사항은 무이자자금이었다. 이요진 전남 무안 청계농협 조합장은 “중앙회 이사나 대의원 등을 맡고 있는 조합장에게 무이자자금이 더 많이 지원되는 것 같다”며 “이 부분에 조합간 형평성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무이자자금 지원에 특혜는 없고 해당 농·축협 경제사업규모에 비례해서 지원된다”며 “무이자자금이 각 농·축협에 공정하게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올해까지 무이자자금을 2조원 조성하고 임기 내에 무이자자금 20조원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도농상생기금도 주된 관심사였다. 도시 농·축협이 출연해 조성된 이 기금은 농촌 농·축협 경제사업 손실 보전 등에 사용된다.

진완산 전남 신안 임자농협 조합장은 “갈수록 경제사업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어 농·축협에서 매취사업 등을 추진할 때 보수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도농상생기금이 보전하는 손실 한도를 30억원에서 50억원까지 상향해달라”고 주문했다.

강 회장은 “현재 도농상생기금으로 적립된 금액이 모두 소진돼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도시 농·축협 기금 출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이자자금 20조원을 조성해 농촌 농·축협 경제사업 손실분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 농·축협이 손실을 두려워해 경제사업에 주저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정자산 투자에 관한 질의도 나왔다. 김종암 전남 고흥축산농협 조합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고정자산에 투자하려 해도 중앙회에서 계획서 승인이 나지 않아 좋은 기회를 놓친다”며 정부·지자체 지원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중앙회 심의 없이 승인이 이뤄지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 회장은 “고정자산 투자계획서 승인 절차는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는 과정이므로 꼼꼼하게 확인하는 동시에 최대한 빠르게 승인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엄범식 농협중앙회 회원지원부장도 “심의를 거쳐 7월까지는 고흥축협 투자계획이 승인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젊은층일수록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 우수 인력을 지역농협에 정착시킬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천성태 전남 신안 압해농협 조합장은 “생활인프라 등이 취약한 인구감소지역에서 근무하길 꺼리는 현상이 확산해서 서울이나 경기지역으로 직장을 옮기려는 직원이 적지 않다”며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안=이재효 기자 hyo@nongmin.com 

“쌀 공급과잉 해소·유통조직 통합 필요”

양곡
지역 거점별 RPC 운영 제안
보리 수확 급갑…대책 요구

전국에서 쌀 생산량이 가장 많은 ‘농도’ 전남에서 열린 ‘2024 전남·광주 지역농협 현장경영’에선 양곡부문에 관해 집중적으로 질의와 건의가 오갔다. 특히 매년 반복되는 쌀 공급 과잉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강경일 전남 정남진장흥농협 조합장은 쌀산업 발전 대책으로 ▲농협 쌀 유통조직 단일화 ▲쌀 미끼상품 판매 지양 ▲하나로마트 쌀 판매 수수료 인하 ▲쌀 온라인판매 활성화 등을 건의했다.

강 조합장은 “하나로마트의 쌀 공급망이 분산돼 판매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유통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판매체계를 일원화하고, 지역별로는 거점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운영하면 불필요한 마케팅 경쟁과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로마트에서 쌀을 미끼상품으로 판매하는 일은 지양해야 쌀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도 “(농협중앙회의) 홍보 예산을 전부 투입해 소비 촉진 운동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말 RPC와 벼 건조저장시설(DSC)을 운영하는 농협 조합장들과 논의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길수 전남 영광농협 조합장은 “농협이 영농형 태양광사업을 적극 유치해서 자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면 쌀산업 발전과 지역농협·농가 수익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농지를 보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만큼 현재로선 농협이 영농형 태양광사업을 직접 나서서 추진할 단계는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8만원대(80㎏ 기준)로 주저앉은 산지 쌀값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도 공감대가 모였다. 강 회장은 “정부에 농협 재고량 15만t 격리를 강력히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조량 부족과 잦은 비로 보리 수확량 급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남철 영광 굴비골농협 조합장은 “6월 보리 매입철인데 수확량이 평년보다 5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농가가 계약재배물량의 약정 이행률 80%를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해당 농가는 내년 계약재배물량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무안=이시내 기자 cine@nongmin.com 

‘2024 전남·광주 지역농협 현장경영’에서 조합장들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인사말에서 “농촌경제에 활력이 될 수 있도록 조합장들이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무안=김병진 기자

 “친환경자재 공급·소값 안정화 방안을”

경제사업
농업진흥구역 내 주유소 설치
가공사업 활성화 지원 요청도

‘2024 전남·광주 지역농협 현장경영’에서 조합장들은 친환경농자재 개발, 농협 가공사업 지원 확대, 소값 안정화 방안 등 경제사업 활성화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냈다.

전남은 전국 친환경농산물 재배면적의 약 53%(2022년 기준)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해 김원식 전남 서영암농협 조합장은 “소속 조합원들의 친환경재배면적이 130㏊에 달하지만 농협 관련 계열사가 공급하는 친환경 비료·영양제 등이 없다보니 시중 업체들이 정한 가격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실정”이라며 “친환경먹거리 수요가 점차 커지는 만큼 관련 농자재를 개발·공급해 농·축협의 부담을 덜어달라”고 요청했다. 강 회장은 “친환경이라는 시대 흐름에 맞춰 남해화학 등을 통해 친환경농자재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재면 영암낭주농협 조합장도 “최근 기후변화가 빈번해지면서 농약 활용에 더 많은 전문지식이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다”며 “농협의 농약 판매 담당자 교육을 고도화해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농협 가공사업 활성화 지원 요청도 있었다. 진완산 전남 신안 임자농협 조합장은 “새로운 가공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3월 농협경제지주에 신규 사업 심사를 요청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못 받고 있다”면서 “검토에 더 속도를 내주고, 가공사업 의지를 보이는 농·축협에 지원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담당 부서는 사업계획서를 즉각 검토해 신속하게 사업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유류사업 활성화에 관한 건의도 있었다. 신광섭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은 “농업진흥구역 내에 농자재 판매장과 함께 주유소 설치가 허용되면 영농 지원과 농·축협 경제사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농협 유류취급소에 공급되는 유류의 가격이 농협 주유소보다 비싼 문제도 해결해달라”고 주문했다.

축협 조합장들은 농협중앙회에 소값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나상필 나주축산농협 조합장은 “중앙회가 농협 하나로마트 등을 통한 한우 가격 할인 지원을 확대해 소비 촉진에 나서달라”고 했다. 김종암 전남 고흥축산농협 조합장도 “소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농작물에 비해 심각성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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