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료에 숨은 500원…정부, 부담금 일괄폐지 개정안 입법예고

지난해 12월25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을 찾은 관객들이 음식료품을 구입하고 있다.

영화표 가격에 포함된 부담금 500원이 사라지면 관람료도 그만큼 내릴까?

기획재정부는 지난 5일 영화표 가격에 포함된 500원과 같은 부담금 18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아 총 22개 법률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으로 직·간접적 이득을 보는 이해관계자에게 사업 재원 일부를 직접 부담케 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소비자들에게 부과되는 자신이 부담금을 내고 있는 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조세의 기능을 하는 준조세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영화상영관 입장권에 부과되던 부담금이 대표적이다. 영화 관람료 가격의 3%에 해당하는 이 부담금은 영화발전기금으로 쓰여왔다. 다만 부담금을 내는 주체와 기금 수혜자가 달라 소비자에게 부담금을 전가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런 논란 끝에 정부가 법개정에 나선 셈이다.

영화 관람료 말고도, 항공요금 가운데 1천원에 해당하는 출국납부금을 없애기 위해 국제질병 퇴치기금법이 폐지된다. 또 분양사업자에게 분양가격의 0.8%(공동주택)를 부과하는 학교용지 부담금도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폐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다음 달 중순까지 입법예고한 뒤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한다.

앞선 정부는 지난 3월 91개 부담금을 전면 재검토해 40%가량을 폐지하거나 감면하는 내용의 부담금 정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시행령으로 감면할 수 있는 12개 부담금은 지난달 28일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이미 폐지한 상황이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