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긍정발언' 내놓은 푸틴…한러관계 '관리의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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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일(현지시간) 한국과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언급은 러시아 측의 '레드라인'(마지노선)을 명확히 하면서 동시에 양국관계 관리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즉, 푸틴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제공하지 않고, 러시아는 우리가 우려하는 핵심 군사기술을 북한에 이전하지 않는 '레드라인'을 양측이 지키며 관계를 관리하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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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긍정 제스처 보이며 우크라 추가지원 방지 의도"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일(현지시간) 한국과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언급은 러시아 측의 '레드라인'(마지노선)을 명확히 하면서 동시에 양국관계 관리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러관계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한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무역과 경제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중략) 미래에 회복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인적·물적 교류가 이어지고, 이에 대응해 최근 한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의 개인·선박에 독자 제재를 내놓는 등 갈등 요소가 여전한데도 푸틴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진전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국이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한 데 더해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둘러싼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양국 관계는 냉각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언급은 결국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살상무기를 공급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이것이 러시아 측의 '레드라인'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일단은 현상 유지에 초점을 맞추되,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따라 한러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서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대립하는 러시아로서는 '동쪽'의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기를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으로서도 북핵·북한 문제 대응과 국민·기업 등 권익 보호를 위해서도 전략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즉, 푸틴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제공하지 않고, 러시아는 우리가 우려하는 핵심 군사기술을 북한에 이전하지 않는 '레드라인'을 양측이 지키며 관계를 관리하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국 정부와 함께 일할 때 "어떠한 러시아 혐오적(Russophobic) 태도"도 보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푸틴 대통령 취임식에 서방 다수 국가가 불참을 선언한 상황 속에서도 한국은 이도훈 주러대사가 참석하는 등 관계 관리를 위한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온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이 압도적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하고,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측에 다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도 그가 주변국들과 추가적 갈등을 유발하기보다는 상황 관리에 주력하도록 하는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서도 "우리는 다른 누군가가 좋아하든 말든 우리의 이웃인 북한과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대북 밀착 의지를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준비가 진전되는 상황에, 향후 북러 협력 심화에 따라 한러관계에는 갈등 사안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대립 구도 속에 한러관계가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에 긍정적 제스처를 보이는 측면과, 앞으로도 (무기공급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동시에 말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대한 지지를 우방국에 촉구하고 있는데 이를(한국 동참을) 미연에 막자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이어 "러시아가 자신의 레드라인을 말하는 것처럼, 한국도 러시아의 대북 지원에 있어 무엇을 결정적으로, 레드라인으로 보는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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