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161㎞ 쳐서 15호포' 돌아온 9611억 오타니, 슬럼프 탈출 예고…'마운드 붕괴' 다저스 2연패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모처럼 폭발했다. 5경기 만에 시즌 15호포를 가동하며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오타니는 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1홈런) 2삼진 2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0.321에서 0.322로 끌어올렸다. 다저스는 선발투수 제임스 팩스턴이 1⅔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진 탓에 6-10으로 지면서 2연패에 빠졌다.
이 경기 전까지 오타니는 긴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59경기에서 타율 0.321(234타수 75안타), 14홈런, 38타점, OPS 0.980을 기록했다. 최근 7경기에서 타율 0.185(27타수 5안타)로 타격감이 뚝 떨어져 있어 걱정을 사기도 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611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을 했기에 잠깐의 슬럼프도 허락되지 않는 분위기다.
오타니가 심리적으로 홀가분해질 수 있는 일은 있었다. ESPN과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의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5일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 연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기소한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미즈하라는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700만 달러(약 233억원)를 빼내 도박업자 계좌로 이체하면서 은행 측이 이를 승인하도록 거짓말을 한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또 2022년 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할 때 410만 달러(약 56억원)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즈하라는 이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오타니는 한때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에 중독된 사실을 알고도 방관했다는 의심에서 자유로워졌다.
오타니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제 조사가 끝났고, 이번 유죄 전면 인정은 나와 내 가족에게 중요한 종결을 가져왔다. 당국이 신속하고 효과적인 조사를 마치고, 모든 증거를 밝혀낸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내게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무한한 신뢰와 지지를 보낸 다저스 구단 모두와 내 가족, 에이전트와 에이전시, 변호사들과 고문 등 나를 지원해준 내 팀에 특히 감사하다. 이제 이 챕터는 닫고, 야구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집중해야 할 때"라고 덧붙이며 앞으로 더 나은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다저스는 무키 베츠(유격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개빈 럭스(2루수)-앤디 페이지스(중견수)-크리스 테일러(3루수)가 선발 출전했다. 선발투수는 제임스 팩스턴이었다.
피츠버그는 앤드류 맥커친(지명타자)-브라이언 레이놀즈(좌익수)-코너 조(1루수)-에드워드 올리바레스(우익수)-키브라이언 헤이스(3루수)-닉 곤살레스(유격수)-야스마니 그랜달(포수)-재러드 트리올로(2루수)-잭 스윈스키(중견수)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우완 영건 폴 스킨스였다. 스킨스는 올해 빅리그에 데뷔하자마자 100마일을 웃도는 강속구를 뿌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22살 괴물 루키다.
다저스는 팩스턴이 2회말 대거 7실점 하면서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올리바레스의 볼넷과 헤이스의 안타에 좌익수 에르난데스의 실책이 겹치면서 무사 2, 3루 위기에 놓였다. 곤살레스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면서 0-2가 됐고, 그랜달이 우전 적시타를 쳐 0-3으로 벌어졌다.
이어진 무사 1루에서 트리올로의 안타로 1, 2루가 됐고, 스윈스키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다. 맥커친이 볼넷을 얻어 만루가 됐고, 레이놀즈가 적시타를 쳐 0-5가 됐다. 팩스턴은 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2사 1, 2루까지 상황을 바꿨지만, 올리바레스에게 다시 적시타를 허용해 0-6까지 벌어졌다. 결국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을 팩스턴을 요한 라미레스로 교체했다. 이후 스미스의 패스트볼로 한 점을 더 내주면서 0-7이 됐다.
오타니는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3회초 선두타자 페이지스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테일러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베츠가 3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페이지스가 2루에서 아웃되면서 2사 1루가 됐다. 오타니는 풀카운트에서 스킨스의 시속 100.1마일(약 161㎞)짜리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중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 105.6마일(약 170㎞), 비거리는 415피트(126m)였다.
다저스는 5회초 한번 더 추격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선두타자 페이지스가 좌중월 솔로포를 터트려 3-7로 쫓아갔다. 테일러는 유격수 땅볼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고, 1사 1루에서는 오타니가 우전 안타를 쳐 1사 1, 2루가 됐다. 5경기 만에 나온 오타니의 멀티히트 경기였다. 이후 스미스의 안타로 2사 만루까지 만들었지만, 에르난데스가 3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더 따라붙지 못했다.
오히려 다저스 마운드가 더 흔들렸다. 5회말 1사 2, 3루에서 곤살레스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3-8로 벌어졌다. 그러자 6회초 1사 3루에서 상대 포수 그랜달의 패스트볼에 힘입어 3루주자 헤이워드가 득점하면서 4-8로 다시 좁혔다. 7회초에는 2사 후 프리먼의 안타와 2루 도루, 그리고 스미스의 우전 적시타에 힘입어 5-8이 됐다.
그러나 7회말 또 마운드가 실점했다. 1사 후 조와 올리바레스가 연달아 볼넷을 얻어 1, 2루가 됐고, 헤이스와 곤살레스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얻어맞아 5-10까지 벌어졌다.
다저스는 8회초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헤이워드가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럭스가 중전 적시타를 쳐 6-10으로 쫓아갔다. 2사 후에는 베츠가 볼넷을 얻고, 상대 투수 콜린 홀더맨의 폭투로 2사 2, 3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여기서 오타니의 한방이 절실했는데, 오타니가 오른쪽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는 뜬공에 그치면서 더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됐다.
한편 피츠버그 선발투수 스킨스는 5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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