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신도시 재건축 이주, OSC '모듈러'로 해결한다

김진수 2024. 6. 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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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찍어내 현장서 조립하는 '탈현장건설'
콘크리트보다 짧은 공기…탄소 배출도 적어
"신도시 재건축 이주에 모듈러 대량 공급 검토"
/사진=아이클릭아트

건설산업의 미래가 OSC(Off-Site Construction)에 있을까? 건설인력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현장의 생산성 저하 문제 해결에 OSC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통상 탈현장건설이라 해석되는 OSC에 '공생건축'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부여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부는 OSC 공법을 활용한 '모듈러 주택'이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수요를 충족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옥탑·화장실 미리 만들어 현장서 조립…공기 단축

김종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스마트컨스트럭션팀장(상무)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 건설산업비전포럼 국내세미나 - 디지털시대, 건설의 길을 묻다'에서 '건설 OSC, 디지털, 물류(Logistics) 혁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상무는 "엔지니어 등 기능 인력의 평균 연령이 상승하면서 점차 젊은 인재가 유입되지 않고 그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우고 있다"며 "삼성물산은 건설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을 느껴 OSC, 디지털화, 물류 혁신을 통한 건설현장 혁신을 미래 방향성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OSC는 공장에서 주요 부재의 70% 이상을 사전 제작해 현장으로 운반 후 조립하는 공법을 말한다. 삼성물산은 공사비와 공사기간, 품질, 안전을 정량 평가해 각 현장에 맞는 OSC 공법을 적용했다.

일례로 공장에서 기초공사를 마친 옥탑 모듈러를 현장에서 조립하고 철근공사만 마저 진행함으로써 공기 지연을 최소화했다. 12개 다공종이 필요한 대형 화장실 역시 모듈러를 통해 공기 단축과 품질 확보를 이뤄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 건설산업비전포럼 국내세미나- 디지털시대, 건설의 길을 묻다' 토론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공장생산, 공동생산, 공공생산…"OSC는 공생건축"

OSC연구단을 이끄는 이준성 이화여대 건축도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OSC에 새로운 개념 부여를 제안했다.

이 단장은 "보통 OSC를 탈현장건설, 제조업기반 건설업으로 해석하곤 하는데 '공생건축'으로 표현하고 싶다"며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기반으로 하니 '공장생산', 사업 초기부터 파트너십이 필요하므로 '공동생산', 탄소중립 등 공익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공공생산'이란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인 한미글로벌의 김경태 건설전략연구소장은 OSC 공법의 환경적 기여에 주목했다. OSC 공법을 활용한 모듈러주택이 대표적이다.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약 30% 공사기간 단축이 가능하고, 건설 중 배출되는 탄소와 폐기물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건설이 가능하다.

김 소장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7%를 일으키는 시멘트와 달리 OSC 모듈러는 넷제로(탄소중립)를 실현할 수 있다"며 "내년부터 민간 건축물에 대한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가 시작되는 만큼 OSC 모듈러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LH 2030 OSC주택 로드맵 /자료=LH 제공

1기신도시 이주단지 구축도 '모듈러주택'으로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OSC 등 스마트 건설기술 확산으로 건설산업 혁신을 이루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3월 '2030 LH OSC 주택 로드맵'을 수립해 OSC시장 확대를 꾀하기도 했다. 로드맵은 2030년까지 공사기간 50% 단축, 모듈러주택 연 3000가구 발주 등 계획을 담고 있다.

이광우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 사무관은 "지난해 완공한 용인 임대주택은 모듈러 주택으로 지어 일반 대비 70%로 공기를 단축했다"며 "LH 중심으로 공공발주 물량을 늘리고 있다. 현재 심사 중인 연구개발(R&D) 과제가 통과된 이후 400가구 규모의 실증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관은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의 핵심은 이주단지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모듈러 주택을 통해 임시주택을 대량 공급함으로써 이주수요를 적시에 충족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구체적인 그림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모듈러 시장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SC 공법의 고비용 문제는 사업성 인센티브로 보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경태 소장은 "OSC는 품질 가치가 높지만 경제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며 "규제 완화와 R&D 지원을 통해 모듈러시장이 자생력을 갖고 발전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사무관은 "규제 합리화를 통해 콘크리트 공법 대비 높은 OSC 공사비를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고민하겠다"며 "금전적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는 법률 개정안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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