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매입 10년…약속했던 공공체육시설 조성은 ‘하세월’
[KBS 광주][앵커]
학생 수 감소로 전남 농어촌 학교 곳곳이 문을 닫고 있지만,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십여 년 전 여수산단의 한 대기업이 한 섬마을의 분교를 매입하며 공공체육시설 조성을 약속하면서 주민들의 기대가 컸다고 하는데, 12년이란 세월이 지나도록 변한 건 없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손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0년 2월, 마지막 졸업생을 끝으로 폐교한 옛 삼일중학교 묘도분교입니다.
교실 유리창은 곳곳이 깨져 성한 곳이 없고, 오랜 기간 관리가 안 된 건물은 나무와 덩굴이 뒤덮었습니다.
운동장 역시 잡초만 무성합니다.
10년 넘게 방치된 폐교는 모기 서식지로 변해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김덕기/여수시 묘도동 : "모기가 물면 사람이 견디겠습니까? 밤이면 난데없이 마을로 모기가 침입을 합니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땅을 사, 한 때는 재학생이 2백명을 넘었지만, 지속적인 학생수 감소로 결국 문을 닫아야 했던 상황.
다행히 폐교 2년이 지난 2012년, 여수산단의 한 기업이 매입했습니다.
이순신대교 건설로 해당 기업의 축구장이 사라지자, 이곳에 공공체육시설을 조성하겠다며 주민 동의까지 얻은 겁니다.
10년이란 세월을 기다려 온 주민들은 대기업의 약속이 진짜였는지 의문입니다.
[장유익/여수묘도지역발전협의회장 : "매입을 했는데, 10년 넘도록 개발을 하지 않고 방치한 것에 대해서 저희들이 수차례 이의 제기를 했고, 공문까지도 보냈습니다."]
이런 상황에 폐교 부지 소유권을 환수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송하진/여수시의원 : "매입 이후에 10년 이내에 사업 계획을 시행 안 했을 경우에는 계약을 해지하고 환수조치할 수 있다는 명문이 있습니다. 그걸 지키면 됩니다."]
해당 기업은 매입 이후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여러 여건이 맞지 않아 미뤄져왔다며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기존 약속대로 이행할 것인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손준수 기자 (hands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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