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할+1m86' 장신까지! 확 뜯어고친 롯데 내야. 명장 지휘로 '중심' 잡혔다 [SC포커스]

김영록 2024. 6. 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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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즌 전에 계획한 것과는 완전 다르지만 잘해주고 있다."

확 달라진 내야에 대한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만족감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공수를 겸비한 단단한 내야를 갖췄다. 스프링캠프 때와는 천지개벽 수준으로 바뀌었지만, 탄탄함이 돋보인다. 초반의 우려나 부진을 이겨낸 선수들이란 점도 인상적이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전반기 롯데 내야 구성은 3루 한동희-유격수 노진혁-2루 김민성-1루 나승엽(정훈)이었다. 나승엽을 제외하면 신예보다는 베테랑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지금은 3루 손호영-유격수 박승욱-2루 고승민-1루 나승엽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 네 선수의 평균 타율은 어느덧 3할에 근접하고 있다(2할9푼8리).

무엇보다 부상에서 돌아온 손호영(30)의 존재감이 눈부시다. '150㎞ 사이드암' 우강훈(21)과의 맞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롯데팬들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군에서 많이 뛰진 못했지만, 미국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 연천 미라클, 그리고 LG 트윈스를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기회에 대한 간절함 속에도 서른이란 나이에 걸맞는 침착함과 여유도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달만에 돌아왔지만, 복귀 후 3경기에서 홈런 1개 포함 타율 3할6푼4리(11타수 4안타),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타석 수가 많지 않지만, 여전히 3할2푼4리의 고타율에 0.9를 넘나드는 OPS(출루율+장타율)가 돋보인다.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여지없는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2루는 1m89 고승민(24)이 자리잡았다. 부임 직후 김태형 롯데 감독이 예견한대로 어느덧 클린업트리오 한자리를 꿰찼다. 역시 5월부터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우려됐던 수비도 큰 문제 없이 소화하고 있다.

3할1푼이란 타율보다 더 빛나는 건 4월 말 1군 복귀 이후 큰 기복 없이 안타를 쳐주는 꾸준함이다. 여기에 만만찮은 장타력(장타율 0.465)도 갖췄다.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2루타 하나에 볼넷 2개를 더해 3출루를 달성했다. 2루 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양쪽 코너 외야와 1루까지 오가는 만능 멀티의 존재감마저 뽐내고 있다.

1루에는 나승엽(22)이 완전히 정착했다. 시즌초 부진을 딛고 시즌 타율을 어느덧 2할9푼5리, OPS를 0.818까지 끌어올렸다. 날카로운 선구안이 인상적이다.

1m90의 큰 키를 활용한 1루 수비의 안정감도 돋보인다. 강습 타구에도 잘 대처하고, 간혹 송구가 높거나 옆으로 흘러도 긴 팔 긴 다리를 쭉 뻗어 잡아낸다. 거포라기엔 부족하지만, 잠재력은 충분하다. 5월 이후 조금씩 장타 비중도 늘려가고 있다.

나승엽이 완전히 1루에 정착하면서 정훈이 3루수, 좌익수까지 겸하는 또 한명의 슈퍼멀티로 거듭난 점도 소득이다. 현재 부상중인 정훈이 합류하면 롯데 1군 엔트리는 더욱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7회말 2사 1루 나승엽이 투런포를 친 후 환영받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5.23/

유격수는 돌고돌아 박승욱(32)이 차지했다. 올해 단 한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은 '김태형의 남자'는 외야 윤동희, 내야 박승욱이 대표적이다.

노진혁이 커리어 로우의 부진을 겪고 있는데다, 김태형 감독은 "유격수 수비는 박승욱과 이학주가 더 낫다"고 여러차례 공언했다. 노진혁은 퓨처스에서 1루와 3루 훈련을 소화한 뒤 1군에 복귀했지만,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다시 2군으로 내려간 상태.

4월에는 맹타를 휘두른 이학주에 밀렸지만, 5월 들어 불방망이가 식었다. 반면 박승욱은 커리어하이(타율 2할8푼6리, OPS 0.733)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기억을 되찾았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2할 안팎을 오가던 타율도 어느덧 2할6푼3리로 올라왔고, OPS(0.701)도 제법 끌어올렸다.

기민한 발놀림을 활용한 수비 범위는 여전하다. 강견이 아니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올해는 3유간 깊숙한 타구도 무난하게 처리할 만큼 한층 더 순발력이 붙었다.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롯데 박승욱이 타격을 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5.11/

윤동희-레이예스에 황성빈-김민석이 뒷받침하는 외야에 비해 물음표가 많았던 롯데 내야. 하지만 약 2개월의 정규시즌 동안 새롭게, 탄탄하게 구축된 모습이다. 주전 전원이 1m80 이상인데다 순발력과 운동신경도 뛰어난 선수들로 채워졌다.

찰리 반즈, 전준우의 부상 이탈과 박세웅-나균안의 부진 등 악재가 가득한 와중에도 롯데가 6월 대반격을 꿈꿀 수 있는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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