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 열린 국립고궁박물관…지하 수장고 첫 공개
[앵커]
경복궁 지하에 비밀 창고가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유물 8만여 점이 잠들어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 비밀의 문이 언론 앞에 처음 열렸습니다.
서형석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복궁 서쪽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흥례문 앞을 300m 가로 지른 지하 깊숙한 곳.
조선왕조 500년의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가 숨겨져 있습니다.
전체 16개 동, 두꺼운 쇠 문 안쪽에,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도장, '어보'부터 건물 밖마다 걸려 있던 현판, 각종 제기 등 8만 점이 넘는 유물이 보관되어 있는 겁니다.
일정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캐비닛은 오동나무로 만들었고, 평소에는 조명 없는 어둠 속에서 색을 보존합니다.
캐비닛 안에는 유물들이 이렇게 겹겹이 보관돼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더 이상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탓입니다.
2005년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당시 3만 6천여 점이었던 유물은 20년이 지나 2배 넘게 늘었고, 수장고 포화율은 160%를 넘겼습니다.
경복궁 내에 있기 때문에 증축은 물론 고쳐쓰기도 어렵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시설을 박정희 정부 시절 지하 벙커로 바꾼 뒤 다시 수장고로 개조했기 때문입니다.
<정소영 /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 "안전하고 체계적인 보관 관리를 하고 더 많은 분들에게 유물을 소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추가 공간 확보가 필요한 상황…"
어두웠던 근현대 흔적 속에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지하 수장고,
더 오래 후세에게 기억을 전하기 위해선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codealpha@yna.co.kr
영상취재기자 :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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