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재회' 고참 된 주세종 "황선홍 감독님 많이 돕겠다...새 훈련·전술 기대"[오!쎈 인터뷰]
[OSEN=대전, 고성환 기자] 어깨가 무겁다. 주세종(34, 대전하나시티즌)이 다시 만난 황선홍 감독과 함께 흔들리는 대전을 일으킬 수 있을까.
황선홍 감독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하나시티즌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K리그1 11위로 처지며 강등 위기에 처한 대전의 소방수 역할을 맡게 됐다.
4년 만의 대전 복귀다. 황선홍 감독은 부산과 포항, FC서울을 거쳐 지난 2020년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새롭게 출발하는 대전하나시티즌의 기업 구단 전환 첫 사령탑을 맡았다. 하지만 그는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한 채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U-23 대표팀을 맡았던 황선홍 감독은 다시 한번 대전의 손을 잡으며 K리그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대전 구단은 "성적 부진으로 K리그1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타파하며 새로운 변화와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외 리그와 국가대표 팀에서 선수, 지도자로 풍부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 선수단을 통솔하는 리더십과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라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황선홍 감독은 팀이 위기인 만큼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웃지 못했다. 그는 "대전으로 돌아오게 돼 매우 기쁘다. 다시 한번 선택해주신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절실한 마음으로 위기를 빨리 극복하고 팀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라며 "많이 고심됐다. 대전이 아니었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대전은 개막 전까지만 해도 이순민과 김승대, 홍정운, 아론 등을 데려오며 기대를 모았다. 이민성 감독도 생존에 집중했던 지난해와 달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목표로 내세우며 큰 꿈을 그렸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이 됐다. 대전은 개막전 전북 원정에서 1-1로 비기며 괜찮게 출발했지만, 이후 부진이 계속됐다. 특히 10라운드부터 15라운드까지 6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이민성 감독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대전은 빠르게 황선홍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했다.
이제 반전을 써야 하는 황선홍 감독과 대전 선수단은 5일 덕암축구센터에서 첫 상견례를 가졌다. 4년 전 대전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모두 팀을 떠났기에 대부분 첫 만남이었다. FC서울 시절 인연을 맺었던 주세종과 포항에서 함께했던 김승대 정도가 아는 얼굴.
황선홍 감독은 첫 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짧고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중심에서 떨어져 나가지 말고, 우리가 중심이 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높은 목표 의식을 갖고 자신감 있게 하자"라며 "훈련장 분위기는 밝고 유쾌해야 한다. 목소리는 크게! 운동장은 시끄럽게!"라고 외쳤다. 둥글게 선 대전 선수단도 크게 기합을 넣으며 각오를 다졌다.
베테랑 미드필더 주세종은 황선홍 감독과 7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그는 "오랜만에 감독님과 함께하게 됐다. 지금 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감독님이 빨리 팀에 적응하고 선수들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고참으로서 역할을 잘하겠다. 또 대전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감독님을 많이 도와드리고 선수들과 같이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팀 내 분위기는 어떨까. 주세종은 "물론 경기장에서 결과가 잘 안 나와서 아쉽다. 하지만 경기를 준비하거나 훈련하는 태도는 너무 좋다. 선수들끼리도 잘 지내고 있다. 감독님도 새로 오신 만큼 선수들이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 간 징검다리가 되어줘야 하는 주세종이다. 그는 "(동료들이 황선홍 감독에 대해) 깊게 물어보지는 않았다. 감독님 전술이나 훈련 프로그램을 궁금해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사실 나도 감독님이랑 함께한 지 꽤 됐다. 나도 감독님 훈련이 기다려진다. 또 새로운 훈련과 전술에 대해 많이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세종은 "내가 서울에 있을 때는 감독님이 시즌 도중에 들어오셨다. 기존 전술이 있었기 때문에 감독님이 전술적으로 그리 깊게 요구하시진 않았다. 경기장 분위기나 자신감을 요구하셨다. 이처럼 선수들 성향이나 팀 상황에 맞춰 잘 주문해 주시는 것 같다. 이런 위기에 감독님이 오셨다. 우리 선수들은 감독님을 따라서 꼭 위기를 이겨내려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선홍 감독은 직선적인 축구보다는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를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세종은 "감독님 말씀대로 주도하는 축구는 팬들도 선수들도 원하는 축구다. 하지만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빨리 보여드리려면 선수들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팬분들이 기다리고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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