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도 고민 키웠던 40억원 투수, 선발로 드디어 빛보나…롯데 한현희가 던진 희망투로 KIA 잡았다

김하진 기자 2024. 6. 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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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현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활용 방법을 두고 고민이 커졌던 롯데 한현희(31)가 드디어 선발로서 제 역량을 펼쳤다.

한현희는 지난 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4안타 1볼넷 3삼진 2실점(1자책)으로 팀의 9-3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서 2승을 확보하며 위닝시리즈를 확정했고 지난달 21일 사직 경기부터 KIA전 5연승을 이어갔다. 롯데의 순위는 9위지만 선두 KIA를 상대로 올시즌 5승2패로 강한 면모를 이어가는 중이다.

강한 상대를 잡은 데다가 대체 선발로 등판했던 한현희까지 호투를 펼쳐주니 롯데로서는 더욱더 반길 일이다.

한현희가 선발 투수의 역할을 소화한 것 자체가 선발진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안겨줬기 때문이다.

이날 한현희는 총 76개의 투구수로 5회까지 끌고가며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 최고 구속은 151㎞까지 나왔으며 직구(27개), 슬라이더(42개), 체인지업(6개), 커브(1개) 등을 고루 섞어서 던졌다. 강속구 사이드암으로 이름을 알렸던 한현희가 제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한현희는 올시즌 살아나야만 하는 투수였다. 그는 2022시즌을 마치고 스토브리그에서 롯데가 대거 투자를 하던 시기에 영입된 선수 중 하나였다.

포수 유강남이 4년 총액 80억원, 노진혁이 4년 총액 60억원으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고 행선지를 찾지 못하던 한현희와 3+1년 40억원의 조건에 영입했다.

유강남과 노진혁은 팀이 필요한 포지션 중 하나였지만 한현희는 의문을 남긴 영입 중 하나였다. 한현희의 고향이 부산이라는 점이 있었지만 40억원이나 투자하며 데려올 만한 이유는 아니었다.

롯데 한현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40억원이라는 금액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지난해 시즌 초반에는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서 마운드를 지탱했으나 시즌을 치를수록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시즌 초반 개막 후 5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 7.17을 기록했다. 5월에는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등 자리를 잡는 듯했으나 시즌을 치를수록 조기 강판되는 일이 잦아졌고 결국 구원 계투로 보직 변경을 했다. 결국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다가 38경기 6승12패3홀드 평균자책 5.45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롯데는 지난해 170억원을 투자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현희는 겨울 동안 절치부심했다. 일본 돗토리현의 월드윙 트레이닝 센터에서 일찌감치 몸을 만들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한현희는 다시 다른 투수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5선발 자리를 두고 자웅을 겨뤘지만 결국 개막 후 선발 자리를 꿰찬 건 이인복이었다. 한현희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도 못했다.

그러다 3월 말 1군에 등록된 한현희는 구원 계투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복있는 피칭으로 결국 4월10일 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4월 말 다시 1군에 복귀한 한현희의 보직은 여전히 중간 계투였다. 이따금 1이닝을 넘길 때도 있었지만 한현희가 마운드를 지키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5선발 후보로 한현희의 이름을 가끔 거론하곤 했으나 한현희가 선발로 가게 된다면 중간 계투진에서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6월5일 KIA전에서 선발로 기회가 왔다. 롯데는 나균안, 이인복 등이 2군으로 내려갔고 5선발 문제는 시즌 개막 후부터 계속 해결하지 못한 문제였다. 김진욱, 이민석 등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이면서 기회를 살렸고 한현희에게도 선발로서의 기회가 왔다. 그리고 한현희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잘 살렸다. 팀 타율 리그 1위인 KIA를 상대로 최소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롯데의 좋은 분위기를 이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칭찬도 받았다. 롯데도 이제 5선발이 모두 갖춰졌다.

롯데 한현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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