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기' 러 영토에 떨어지자…푸틴 "핵 경고 가볍게 여기지 마라"

정혜인 기자 2024. 6. 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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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안보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가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러시아 영토를 향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또 '핵무기 사용' 경고에 나섰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미국, 독일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의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용한 것에 대해 "서방의 최근 행동은 국제 안보를 더욱 약화할 것이고,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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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미국 지원 '하이마스'로 러시아 내 방공 시스템 타격…
외신 만난 푸틴 "다른 국가에 서방 공격할 미사일 배치할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뉴스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안보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가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러시아 영토를 향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또 '핵무기 사용' 경고에 나섰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은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했다. WSJ은 우크라이나 군 장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군은 벨고로드 지역의 러시아 방공 시스템을 타격하고자 미국이 제공한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무기는 그간 러시아 영토 공격이 제한됐었다. 하지만 최근 전쟁 상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바뀌자 지난달 30일 미국은 기존 입장을 뒤집고 미국산 무기의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용했다. 다만 무기 사용 목적을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만 허용했고, 공격 범위도 국경 부근 러시아 일대로 제한했다. 우크라이나 군이 정확히 언제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지난 1일과 2일 우크라이나군이 하이마스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것으로 판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의 무기가 러시아 영토 공격에 사용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5일에는 해외 언론과 3시간 넘는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서방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타국에 배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 안보 위협 시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됐다며 '핵 사용' 카드를 또 꺼내 들었다.

5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외신 기자들과 기자회견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BBNews=뉴스1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결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거란 서방의 가정은 잘못됐다며 "우리는 핵 독트린(doctrine·정책상 원칙)을 갖고 있다. 만약 누군가의 행동이 우리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서방이) 이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핵무기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에 사용한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미국, 독일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의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용한 것에 대해 "서방의 최근 행동은 국제 안보를 더욱 약화할 것이고,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방 무기의 러시아 영토 공격 승인은 서방이 러시아 연방과의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으로,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권리를 보유한다"며 "누군가가 우리 영토를 공격하기 위한 무기를 전쟁 지역에 공급하는 게 가능하다면 우리에게도 (서방) 국가들의 민감한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지역에 같은 종류의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있다. 러시아의 대응은 '비대칭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3년째 이어지며 장기화한 것을 서방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앞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쓴 것으로 추정되는 서한을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이 2~3개월 안에 끝낼 수 있다며 "서방은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끝낼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잡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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