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주차장 지하에 자리잡은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첫 공개

조선 왕실 '보물 창고'…8만 8000여 유물 보관

▲ 지난 5일 오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된 ‘수장고 언론공개’ 행사에서 관계자가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유물 8만8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가 5일 언론에 최초로 공개됐다.

정부 수립 이후 중앙청의 벙커로 처음 만들어진 뒤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도 쓰였던 이 공간은 지난 2005년부터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로 쓰이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현재 경복궁 주차장 지하에 위치한 수장고는 종이·목제·도자·금속 등 유물의 재질·유형에 따라 나뉘어 총 8만8530점(5월 말 기준)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

보관 중인 유물에는 태조 이성계(재위 1392∼1398)부터 철종(재위 1849∼1863)까지 472년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을 비롯한 국보 4건, 보물 27건 등이 있다.

이밖에 서울시 문화유산까지 포함하면 지정·등록유산만 54건, 세부적으로는 3639점이 각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 자넌 5일 오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된 ‘수장고 언론공개’ 행사에서 관계자가 수장고에 보관중인 ‘어보 어책 교명’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박물관 측은 유물 구입, 기탁 등으로 소장품 수가 늘다 보니 과밀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5월 기준 수장고 시설 대비 유물 보관 현황을 계산한 포화율은 160%에 이른다.

다만 공지하 벙커로 지어진 시설을 개조·보수하다 보니 증축이 어렵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개관 이후 다양한 유물을 수집·관리하면서 포화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왕실 유물 통합 관리 시설 건립 등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