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레스토랑서 창업…리더십도 거기서 배웠다[인물탐구 젠슨황①]

이현주 기자 2024. 6. 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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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방문지에 구름떼 관중 몰고 다녀
대만계 미국인…리사 수 AMD CEO와 친척
검은 가죽 재킷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 잡아
[서울=뉴시스]대만을 방문중인 젠슨 황 미국 반도체 업체 NVDA 회장이 29일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그는 대만에 오면 야시장에 들르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대만 언론이 전했다. 2024.05.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컴퓨터 산업은 대만 덕분에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4 국제컴퓨터전(컴퓨텍스) 참석을 위해 대만을 찾으면서 전 세계 시선이 대만으로 쏠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지난달 26일 대만을 방문했다. 컴퓨텍스 공식 일정은 4~7일이지만 일찌감치 대만을 찾아 대학 강연, 프로야구 경기 시구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황 CEO는 가는 곳마다 구름떼 관중을 몰고 다니며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특히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 창업자 모리스 창과의 만남은 전 대만을 열광하게 했다.

황 CEO는 모리스 창 TSMC 창업자, 차이밍제 미디어텍 회장 등과 만찬을 한 후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을 찾아 함께 굴구이집에서 야식을 먹고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셀카를 찍는 등 허물없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오른쪽)과 모리스 창 TSMC 창업자가 29일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을 함께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만중앙통신) 2024.05.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가 들렀던 식당이 알려지면서 손님들이 몰려드는 등 아이돌 방문 못지 않은 인파를 조성했다는 전언이다.

황 CEO는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며 "대만과 우리의 파트너십은 전 세계 AI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중국명 황런쉰(黃仁勳)인 황 CEO는 대만 출신 1.5세대 이민자다. 대만 타이난시에서 태어났으며 9살 때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한 대만·미국 이중국적자다.

미국 오리건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그는 1984년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 1992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 졸업 후 LSI로지틱스와 AMD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를 담당했다.

황 CEO의 엔비디아 창업은 31년전인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30살 청년이었던 그는 또 다른 엔비디아 창업자인 친구 크리스 말라초스키, 커티스 프리엠과 함께 2명과 함께 실리콘밸리의 데니스 레스토랑에서 컴퓨터 사업에 대한 서로의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산호세=AP/뉴시스]2023년 9월26일 캘리포니아 산호세 데니스 레스토랑에서 열린 엔비디아 1조 달러 규모 기업 탄생 축하기념식에 참석한 데니스 CEO 켈리 발라드와 엔비디아 CEO 젠슨 황. 2024.06.05.

스티브 잡스가 주차장에서 창업했다면 젠슨 황은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창업한 것이다. 이들 일행은 당시 데니스 레스토랑 최악의 손님이었다. 4시간 동안 죽치고 앉아서 커피를 시키곤 무려 10잔이나 커피를 리필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그들은 결국 데니스 레스토랑의 정식 부스에서 쫓겨나 레스토랑 뒷편의 룸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 룸은 젠슨 황 일행과 캘리포니아 산호세 경찰이 공동으로 사용했는데 이곳에서 경찰관들은 보고서를 작성했고, 젠슨황과 창업자들은 사업 아이디어를 짜냈다.

사실 이 공간은 젠슨 황에게 창업의 꿈을 영글게 했다는 의미 외에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타고난 달변가가 아니었던 그는 데니스에서 웨이터로 근무, 낯선 사람들에게 음식을 서빙하며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는 전언이다.

황 CEO는 "팬케이크를 서빙한 경험을 통해 낮선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며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긴장된 상황에서 타협하는 노하우도 터득했다"고 전했다.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탁월한 쇼맨십을 보이는 등 리더로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황 CEO가 매번 공식 석상에 입고 나서는 검은색 가죽 재킷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검은색 터틀넥 상의 + 청바지' 만큼이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 잡았다.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일 저녁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GPU '루빈(Rubin)'을 오는 2026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진=엔비디아 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2024.06.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AI 반도체 시장 경쟁자인 리사 수 AMD CEO와는 라이벌이자 동시에 친척 관계라는 점이 드러나 주목받기도 했다. 황 CEO 모친의 큰 오빠, 즉 큰 외삼촌의 손녀가 수 CEO라는 것이다.

단 두 사람은 서로 친척 사이인 것을 몰랐을 정도로 가족간 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수 CEO는 과거 인터뷰에서 친척이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했지만 가계도 조사 등을 통해 추후 알게 됐다는 후문이다.

한편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뉴욕 증시에서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하며 황 CEO의 재산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황 CEO 재산 가치는 지난달 1000억 달러(약 136조원)을 넘어섰으며 전 세계 억망장자 순위에서도 두 계단 상승한 15위가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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