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광풍, 유럽의회 휩쓸까”…27개국 3억7300만명 투표소로
농민들까지 나서 “극우 찍어”
중도우파·진보 약진 전망 나와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바이든 등 글로벌 리더 佛 방문
5일 EU에 따르면 유럽의회 선거는 △6일 네덜란드 7일 아일랜드·체코 △8일 라트비아·몰타·슬로바키아·이탈리아 △9일 나머지 20개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EU 27개 회원국이 자국법에 따라 각각 선거를 치르는데 유권자는 총 3억7300만명, 의석수는 720석이다. 의석은 국가별 인구 수 등에 따라 국가별로 할당된다. 독일이 96석으로 가장 많고 프랑스가 81석, 이탈리아가 76석 등이다.
유럽의회는 EU 행정기관인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법안을 거부하거나 수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또 EU 산하 기관에 대한 자문과 감독·통제권, EU 예산안 심의·확정권을 갖고 있다. 이번에 새로 출범하는 의회는 2028년 EU 예산의 편성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유럽의회는 법률 발의권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유럽의회는 공동 입법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 시점이 시대적으로 중요한 변곡점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안보문제, 민주주의 쇠퇴 우려, 기술·산업 분야에서의 새로운 규제와 발전 등 시급한 의제가 새로 꾸려질 유럽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CSIS는 분석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31일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체 극우세력이 얻을 수 있는 의석 수가 제1 정치그룹인 EPP를 넘길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유럽 내 친환경 정책에 대한 반발로 녹색당-유럽자유동맹의 의석 수가 크게 줄고, 그 자리를 극우 인사들이 채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극우세력의 약진은 유럽이 직면한 안보 위기와 관련이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땅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전쟁’이 주요 요인이다. 특히 러시아의 서진(西進) 야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의 불안감도 작용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이 집권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 미국의 역할을 축소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내부적으로는 난민 이슈가 있다. 유럽은 그동안 아프리카 대륙에서 밀려드는 난민들을 포용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오래 이어진 물가상승으로 인해 시민들의 ‘집안 살림’이 어려워지자 난민 지원 정책에 대한 반발 여론이 급격하게 커졌다. 유럽 각국의 극우정당은 물론 중도우파 정당들까지 반(反)이민정책을 간판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적 성향이 옅다는 평가를 받아온 유럽농민들이 들고 일어난 점을 보면 유럽의 우경화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모양새다. 올해 유럽의 농민들은 농가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EU의 ‘그린 전환’,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농산물의 무분별한 수입에 반대하며 대규모 ‘트랙터 시위’에 나섰다. 지금은 시위가 일단락됐지만, 일부 과격 성향 농민단체들은 지난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극우정당에 투표하라고 독려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편 선거가 시작되는 6일부터 9일까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글로벌 리더들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맞아 프랑스를 찾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 기념식에 참석해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의 중요성’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AFP통신은 “바이든의 이번 행보는 분명 트럼프를 겨냥하고 있다”며 “그는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반복해서 주장해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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