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손실 확정…'멘붕'에 빠진 유럽 부동산펀드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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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손실이 현실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자산임대 상황 및 독일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투자금의 상당 부분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해외부동산 펀드 투자자들도 손실 불안에 떨고 있다.
가장 만기가 가까운 펀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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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손실이 현실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유럽의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고,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떨어진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회복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펀드 운용사들은 만기 연장으로 시간 끌기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주단의 요구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금리 인상으로 내야 할 이자가 늘면서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이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의 트리아논 빌딩 현지 대주단으로부터 대출 만기가 불가능하다고 최종 통보 받으면서 여기에 투자하는 펀드가 기한이익상실(EOD) 처리됐다.
현재 자산임대 상황 및 독일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투자금의 상당 부분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해외부동산 펀드 투자자들도 손실 불안에 떨고 있다. 가장 만기가 가까운 펀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The Toison d’Or’ 빌딩에 투자한 이 펀드는 벨기에 법무부 산하기관인 RDB(Regie Des Batiments)가 오피스 면적 전체를 임차해 사용 중이다. 2019년 6월 설정돼 계획대로라면 이달 청산을 끝내야 했지만, 잠재 매수자를 찾는데 잇따라 실패해 최종 만기일이 2029년 5월로 연장됐다.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기준가 기준 약 80% 손실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가치 하락으로 EOD 발동 조건인 담보인정비율(LTV)이 80%에 근접하기도 했다. 다행히 현지 계좌에 유보해 놓은 약 700만 유로(약 100억원)를 활용해 대출을 일부 상환하며 LTV를 낮췄다.
현재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대주단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출 만기 선순위는 오는 14일, 중순위는 다음 달 14일 도래하기 때문에 그 전에 협상을 마무리해야 도산 절차를 피할 수 있다. 한국투자리얼에셋 관계자는 “해당 빌딩은 정부 기관이 100% 임대 중"이라며 "대주단도 2곳과 합의하면 되기 때문에 만기 연장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높아진 대출금리가 변수다. 최초 설정 당시 기준금리를 고려해 대출금리는 연 1.20% 수준에서 결정됐지만, 이번에는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유럽중앙은행 기준 금리는 4.5%이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유럽 3개국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한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281호'의 수익자 총회를 오는 12일 열고, 4년 만기 연장을 추진 중이다. 보유 중인 스페인 물류센터는 29.33%, 프랑스는 26.05%, 영국은 29.7% 손실이 발생해 금리가 낮아질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유럽 부동산 시장이 언제쯤 좋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이 끝나야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 것”이라며 “지금은 만기 연장을 통해 시간을 버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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