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노후 위협하는 '캥거루족'…30대·남성·수도권 많다

류원혜 기자 2024. 6. 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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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4세 청년 10명 중 6명 이상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족'으로 나타났다.

황 부연구위원은 '현재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과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채 (학업, 군복무 등 이유로) 일시적으로 따로 살고 있다'는 청년을 캥거루족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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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 현장에 많은 청년이 몰렸다./사진=뉴스1

25~34세 청년 10명 중 6명 이상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족'으로 나타났다. 30대, 남성, 수도권 거주일수록 캥거루족이 많았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한국고용정보는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2024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고용정보원 청년패널 2012~2020년 자료를 분석해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을 발표했다.

캥거루족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 부모님과 함께 사는 청년들을 뜻한다.

황 부연구위원은 '현재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과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채 (학업, 군복무 등 이유로) 일시적으로 따로 살고 있다'는 청년을 캥거루족으로 분류했다.

2020년 기준 25~34세 청년 중 캥거루족 비율은 66%였다. 2012년 62.8%에서 3.2%포인트 늘었다. 10명 중 6~7명은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함께 거주하는 것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고졸 이하 저학력층이 대졸자보다, 미취업자가 취업자보다, 수도권 거주자가 비수도권 거주자보다 캥거루족 비율이 높았다. 캥거루족 탈출 가능성은 여성, 고학력층, 기혼, 비수도권 거주, 취업자일수록 높았다.

최근에는 캥거주록 비율이 20대 중후반보다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취업자 내에서는 고용 지위가 불안정한 청년 비중이 높았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고임금 청년층일수록 비율이 낮았다.

황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은 만혼이나 비혼주의 현상과 맞물려 작용한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기반이 약화돼 빈곤 상태로 전환되는 등 취약한 사회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부모님과 함께 사는 청년들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어렵고, 주거비를 절감하는 차원에서 캥거루족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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