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고 사던 과일까지…" 온라인 먹거리 거래액 늘어난 까닭
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 급증
음‧식료품 농축수산물 구매 늘어
장바구니 물가 잡히지 않자
신선식품도 온라인서 구매
고물가에 깊어지는 서민 애환
성장세가 한풀 꺾였던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9조8027억원으로 전년 동월(17조9138억원) 대비 10.5% 늘어났다. 지난해 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이 한자릿수(5.8%)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고물가 국면이 이어지면서 장보기를 온라인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상품군별 증가액(이하 전년 동월 대비)을 살펴보면, 음‧식료품 증가액이 4242억원으로 가장 크게 늘었다. 농축수산물 증가액도 2058억원으로 음‧식료품, 여행 및 교통서비스(2683억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반면 가방·신발 등 비필수 소비재 거래액은 감소했다. 가방 거래액은 –253억원(-10.3%), 신발 거래액은 –78억원(-2.3%)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에선 가격 비교가 쉽기 때문에 생필품 등을 구매하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실질 구매력이 약해진 만큼 가방·신발 등 비필수 소비재의 소비는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과일처럼 '눈으로 확인하고 사는' 품목조차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격을 비교한 후 구입해야 하는 시절이 됐다는 거다. 실제로 장바구니 물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이하 전년 동월 대비)로 3개월 연속 하락세(3월 3.1%, 4월 2.9%)를 유지했다. 반면,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19.0%에 달했다. 특히, 배(126.3%), 사과(80.4%) 등 과일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6월 종료 예정이던 바나나 등 과일류 28종과 양배추를 비롯한 채소류 4종의 할당관세를 하반기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을 체감하기 힘든 서민이 숱하단 점이다.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뒤질 수밖에 없다"는 서민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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