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동휘의 연기와 일상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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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동휘가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열일’ 중이다. 현재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 출연하며 존재감 있는 연기력으로 사랑받는 동시에 빌런으로 출연한 영화 <범죄도시4>가 천만 관객 반열에 올라 압도적인 흥행 성적표를 달성했다. <범죄도시2>와 <범죄도시 3>에 이어 시리즈에서 세 번째 천만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개봉작 중 3편의 천만 영화를 낸 시리즈는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가 유일했다. 한국 영화로는 <범죄도시> 시리즈가 처음이다.
<범죄도시4>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극 중 이동휘는 천재 CEO의 탈을 쓴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 ‘황제 카지노’의 오너 장동철 역을 맡았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동휘는 영화 <극한직업>,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로 매 작품 신선함을 더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그뿐만 아니라 패션 피플로 MZ세대의 환영을 받고 있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공개하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4>의 흥행 성적이 좋다.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시리즈물에 잠깐이라도 얼굴을 비칠 수 있다는 게 배우로서 복받은 것이다. <범죄도시4>에 출연해 달라는 마동석 형의 전화를 받고 상기돼 그 자리에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 동석이 형은 배우로서 내가 고민하고 있던 부분을 이해해주고 같이 고민해주는 선배다. 부담감도 있었지만 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방금 말한 배우로서의 고민이 뭔가?
아무래도 큰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의 ‘도룡이’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비슷한 캐릭터 역할만 들어온다. 곁에 두고 싶은 친구, 재미있고 쾌활한 친구 역할 말이다. 어쩔 수 없이 영화계 시스템이 그렇다. 안주하고 타협하기 싫어 이후 <극한직업>에 출연하기 전까지 1년 반 정도 쉬었다. 쉬는 동안 글을 쓰거나 좋은 독립영화 대본을 수소문하고 감독님들을 많이 만났다. 그렇게 고민하던 시기에 많은 영화계 관계자 선배님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동석이 형도 그랬고, 현재 출연 하는 <수사반장 1958>의 김성훈 감독님도 그중 한 분이다. 그 인연으로 지금 이렇게 작품을 함께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전매특허인 코믹 연기에 대한 욕심은 없나?
관객들이 내 연기를 보고 박장대소할 때 희열을 느낀다. 인생에 있어서 감동, 슬픔, 눈물 못지않게 웃음이 중요하다. 또한 어떤 장르보다 코믹이 어렵다. 과거 내가 했던 캐릭터와 유사한 캐릭터는 웬만하면 다른 배우가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내가 하지 못했던 색다른 식의 코미디에는 당연히 도전하고 싶다.
요즘 다양한 유튜브 채널에서 게스트로 맹활약 중이다.
<핑계고>는 대본이 아예 없더라. TV 예능도 많이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유튜브에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내추럴한 이야기가 오가더라. 신기했다. 유튜브 채널이 시대의 흐름이 되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생기고 있다. 그 흐름에 맞게 가는 것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노력 덕분인지 코믹한 이미지보다 진지한 이미지가 강하다.
주변에서 “동휘 씨는 노래 안 하세요?”, “그림은 공개 안 하세요?”, “패션 사업을 안 하나요?” 하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는 연기라는 한 우물을 파고 있다. 고지식함이 있다. 뮤지컬이나 연극 제안도 받지만 아직 이쪽에서도 갈 길이 구만리이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매체가 영화나 드라마이기 때문에 이쪽에 관심이 많다. 물론 나중에 내가 연극을 하게 된다면 다른 스케줄은 일절 하지 않고 연극에만 매진하고 싶다. 완전히 훈련이 된 상태에서 관객과 마주하고 싶다. 그런 고지식함 때문에 진지하게 보는 이들도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되겠다고 하면 ‘넌 잘될거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배우가 되기 위해 내가 해왔던 노력들을 챌린지라고 생각했다.
안 된다고 하는 세상에 대한 챌린지 말이다. 나는 여전히 그 과정에 있다.”
이번 <범죄도시4>에서 비주얼이 독특하다.
여러 시도를 해봤다. 이 캐릭터는 악인이지만 자유분방하고 순수한 모습이 있다. 뭘 하나 가지면 세트로 모든 것을 소유하려고 하는 아이 같은 면이 있다. 어린 시절에 이것저것 다 가지고 싶어 하면 부모님이 교육을 통해 다 가질 수 없다는 걸 가르쳐주는데, 이 남자는 그런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삐뚤어진 상태로 어른이 됐다. 그걸 표현하고 싶었다. 얼굴에 잡티가 보여도 상관없는 사람, 스타일링에 있어서도 주변을 전혀 신경 안 쓸 것 같았다. ‘소유’에 광기를 보이는 사람처럼 양말부터 넥타이, 하물며 넥타이핀까지 한 브랜드로 맞췄다. 대본상 시기를 고증해볼 때 T 명품 브랜드가 한창 부흥을 이루던 시기다. 그래서 그 브랜드로 맞췄다. 그 광기를 옷으로도 확실히 표현하고 싶었다.
또 다른 빌런으로 나오는 배우 김무열과의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흔히들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다고 한다. 어릴 때는 그 말을 흘려들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분명히 맞는 말이더라. 좋은 사람이 돼야 상대방을 배려하고 현장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김무열 선배를 존경하고 인정한다. 후배 배우를 격의 없이 편하게 대해주고 현장에서의 애티튜드도 훌륭하다. 덕분에 믿고 따라갈 수 있었다.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볼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뭔가?
‘이 이야기가 마음속에 얼마나 남을까’라는 부분이다. 점점 커지는 생각이다. ‘나는 과연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주는, 거울이 되는 대본에 끌린다. 땅에 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스토리가 좋다. 시스템적으로 상업영화는 그런 색을 내기가 어려워 꾸준히 독립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누군가를 봤는데, 그 표정 안에 그 사람의 인생이 잠깐 보이기도 한다. 그걸 돋보기로 확대시켜 해석하는 영화에 끌린다. 스쳐 지나가는 부분을 극대화한 작품 말이다.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도 슬픔이 있고, 슬픔 속에 사는 사람 같지만 그 안에 작은 행복이 있다. 그게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그린 대본이 좋다.
다양한 작품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성공한 배우 아닌가?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되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넌 잘될 거야”라는 말을 거의 못 들었다. 그 실력으로, 그 얼굴로 무슨 배우를 하겠냐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 그래서 배우가 되기 위해 내가 해왔던 노력들을 챌린지라고 생각했다. 안 된다고 하는 세상에 대한 챌린지 말이다. 점점 많아지는 주변의 동료와 격려의 한마디를 들을 때마다 용기가 생긴다. 어떻게 보면 지금 나는 혼란스러운 시기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인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빌드업해서 <카지노>의 ‘양정팔’이라는 캐릭터에 도전할 수 있었다. 여전히 챌린지의 과정에 있다. 결과는 미지수이긴 하지만 도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인스타그램 속 일상
패션, 고양이 그리고 그림
평소 이동휘는 베이식한 아이템뿐만 아니라 희귀템과 비주류 아이템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매치한다. 한 방송에서, 옷이 너무 많아 자신의 옷장에서 쇼핑한다고 밝힐 정도로 애정이 상당하다. 코프코어 트렌드가 반영된 편안하고 유니크한 아이템을 즐겨 입는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는 재질이 좋고 라인이 단정한 디테일한 아우터를 선호한다.
다양한 소품도 과감하게 활용한다. 모자나 신발도 빼놓을 수 없지만 그의 스타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가방이다. 샤넬 여성 카테고리의 가방을 비롯해 생 로랑의 남성 숄더백 등을 무심하게 매치한다.
“어렸을 때 가지고 싶은 게 많은 아이였어요. 가지고 싶은 신발이 있었지만 한정판이라 포기도 많이 했죠. 그 당시에는 살 수 있는 루트가 적어서 찾기도 힘들었어요. 아직도 한정판이 나오면 수집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어요.(웃음)”
이동휘의 취미는 그림이다. 시간을 두고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4>에는 그가 그린 그림이 등장한다. “극 중 자화상을 제외한 다른 그림은 다 내가 그렸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애초에 피규어를 잔득 쌓아두고 만족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저작권 문제로 그림으로 대처해야 했어요. 그런데 그림도 저작권 문제가 있어 결국 제가 그린 그림으로 대처했죠. 물론 잘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제가 당시에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게 담은 그림이에요. 그래서 “뭘 그린 거야?” 할 수도 있어요. 작품이라고 말하기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 캐릭터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고양이 집사’로도 유명하다. 스스로 배우로서 과도기이고, 생각도 많은 시기라고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스트레스가 집에 가서 고양이 2마리를 보는 순간 눈 녹듯이 사라진다.
“제가 30대 중반에 뒤늦게 고양이를 만났어요. 그 아이들을 보면서 감동을 느끼고 깨닫는 것도 많아요. 고양이들이 저를 깨물면 더 많은 안정감을 주고 싶어요. 그러면 또 아이들이 점점 변해가요. 제 인생은 고양이와 함께 살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획 : 하은정 기자 | 취재 : 곽희원(프리랜서) | 사진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이동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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