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켈리? 어떤 엔스? 어떤 대안?···LG가 외인 교체 이슈를 접어둔 이유
현장도 구단도 ‘신중 모드’ 이유
지난주 LG는 두 외인투수 이슈로 뜨거웠다. 염경엽 LG 감독이 케이시 켈리와 디트릭 엔스 중 한명의 교체 가능성을 시사하고 차명석 LG 단장은 미국으로 떠나 실무를 진행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 외인투수 둘이 벌떡 일어났다. 켈리는 최근 2경기에서 12이닝을 던져 1승 평균자책 2.25 WHIP(이닝당 출루허용) 0.75로 반등했고, 엔스 역시 2경기에서 12이닝을 던져 2승 평균자책 2.25 WHIP 0.83으로 좋았다. 그에 앞서 켈리의 시즌 평균자책은 5.72, 엔스는 5.43으로 이견 없이 부진했다.
LG가 금방이라도 정리할 것 같던 외인 교체 이슈를 접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잠실 키움전이 열린 지난 5일 외인투수 교체 관련 언급을 당분간 하지 않을 뜻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교체 가능한 대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밤 미국에서 돌아와 이날 바로 출근해 풀 근무에 나선 차명석 LG 단장은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출국에 앞서 리스트업 해놨던 선수들을 근거리서 봤던 과정을 조심스럽게 일부 소개한 뒤 “현장 뜻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현재 입장과 차 단장의 코멘트를 종합하면, LG는 외인 투수 관련 결정 시점을 뒤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의 말대로 켈리와 엔스가 지금 이대로 오름세를 이어간다면 LG에는 최고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
우선은 교체 가능한 ‘대안’에 대한 확신을 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켈리와 엔스가 불투명했던 이유는 부상이 아닌 부진이었다. ‘교체 카드’라면 기존 투수보다는 낫다는 근거가 어떤 식으로든 상당 부분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화가 최근 영입해 지난 5일 수원 KT전에서 첫 실전 투입한 하이메 바리아를 두고 대부분 구단이 ‘군침’을 삼켰을 만큼 미국의 투수 시장도 메말라 있다. LG 또한 최근 영입 가능 후보군을 좁혀놓은 상태로 차 단장이 현장을 찾는 사이 상대적으로 매력 있던 카드 하나가 빅리그에 콜업 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차 단장의 말대로 LG는 현장이 결정하면 바로 ‘교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놓았다. 차 단장은 “(영입 가능 선수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장과 구단의 확신이다. 지금 시점에서 교체 카드라면 LG가 디펜딩 챔피언으로 올해 다시 한번 가려는 한국시리즈까지 동행해야 할 선수다. 켈리와 엔스, 두 투수보다 확실히 더 나아야 한다.
앞으로 어떤 켈리일지, 또 어떤 엔스일지, 그리고 어떤 대안이 가능할지 시간이 더 필요한 이유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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