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골든벨·인생네컷까지..'청렴 경쟁' 나선 서울 구청들[시티+줌(zoom)]

서울 자치구들이 '청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청장이 직접 간담회를 열어 청렴 정책 중요성을 강조하고 팝페라 등 문화행사로 직원들에게 청렴 정신을 확산시키고 있다.

6일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강남구는 지난달 27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청렴 강남, 도전! 청렴골든벨' 행사를 개최했다. 일반적으로 청렴 교육은 강연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강남구는 이번에 모든 직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기획했다.

참가자들은 초반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문제를 풀기 시작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진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지막 문제를 직접 출제한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청렴을 보다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청렴골든벨을 마련했다"며 "새롭게 알게 된 청렴 지식들을 실무에 잘 활용해 공정한 업무처리를 해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직원들의 청렴 감수성을 높인 구청도 있다. 중구는 지난달 27일 청렴문화데이를 열었다. 조직구성원 간 소통 증대를 위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사이에서 인기 있는 인생네컷 포토부스를 구청에 설치하고 '당신의 청렴한 순간, 청렴 네 컷'이라는 색다른 청렴 캠페인을 벌였다.

또 내부고발과 권력형 성범죄를 다룬 영화 '밤쉘: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을 200여명의 직원이 관람하며 청렴을 좀 더 쉽고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청렴문화데이운영으로 청렴 문화가 직원들 사이에 더욱 확산되고 그 혜택이 주민에게까지 가닿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길성 중구청장(가운데)이 구청 직원들과 청렴네컷을 찍고 있다./사진제공=중구청

금천구도 지난달 '반부패·청렴 콘서트'를 열었다. 강의 위주의 정형화된 방식에서 벗어나 연극과 팝페라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청렴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청렴 실천 결의문 낭독과 선서에 이어 갑질 근절의 내용을 담은 '청렴 연극', 청탁금지를 위한 '반부패, 청렴 교육', 직무상 갑질 금지 등을 다룬 '공무원 행동강령 교육', 청렴을 주제로 한 '팝페라'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강서구 역시 지난달 '청렴 리더 발대식 및 소통 간담회'를 개최했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직접 참석해 33년간 경찰공무원 재직 중 느끼고 경험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공직생활의 기본원칙과 청렴한 공직자의 자세를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전했다.

진 구청장은 "부정부패의 시작은 사소한 일에서 출발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미끄러운 경사로에 서 있는 것과 같다"며 "자신을 항상 되돌아보고 청렴한 마음가짐으로 매사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