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2점→66.4점’ WKBL, 뚝 떨어진 득점력을 올리는 방법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은 66.4점. 2020~2021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차례로 평균 70.0점, 71.3점, 69.2점이었다. 70점 내외의 득점력이 60점대 중반으로 뚝 떨어졌다.
WKBL은 파울 챌린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FIBA 경기규칙을 그대로 적용한다.
KBL도 2014~2015시즌부터 FIBA 경기규칙을 도입했다. 하지만, 일부를 2015~2016시즌부터 NBA 방식의 기존 규칙으로 되돌린 게 있다.
바로 매 쿼터 종료 2분 이내 득점 시 경기 시간을 멈추는 것이다. 대신 하프타임 시간을 15분에서 12분으로 되돌렸다. 이를 통해 전체 경기 소요 시간을 맞췄다.
FIBA 경기규칙을 적용하는 WKBL은 4쿼터와 연장전에서만 종료 2분 이내 득점 시 경기 시간을 멈춘다.
KBL 연감에 나오는 자료에 따르면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 2015~2016시즌의 정규리그 평균 소요 시간은 각각 1시간 51분과 1시간 49분, 1시간 48분이다.
하프 타임 3분 차이를 고려하면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은 5분, 2014~2015시즌과 2015~2016시즌은 2분의 경기 소요 시간이 차이 난다.
2013~2014시즌은 연장전이 16회로 유독 많았다. 이로 인해 경기 소요 시간이 평소보다 길었다고 볼 수 있다.
◆ WKBL 정규리그 한 경기 평균 소요시간
2023~2024 1시간 50분 41초
2022~2023 1시간 53분 3초
2021~2022 1시간 52분 4초
2020~2021 1시간 49분 31초
※ 경기기록지 소요 시간 기준
만약 WKBL에서 플레이 시간이 1분 늘어나면 얼마나 득점이 향상될까? 최근 4시즌 동안 2점슛과 3점슛, 자유투 시도와 각 성공률을 통해 기대되는 득점 향상 효과는 1.7점 또는 1.8점이다.
◆ 경기시간 1분 향상 시 기대 득점
2023~2024 1.7점
2022~2023 1.7점
2021~2022 1.8점
2020~2021 1.8점
복잡한 계산도 사실 필요 없다. 평균 득점이 70점이라면 1분당 득점은 1.75점이다. 위 득점과 대동소이하다.
그렇지만, 두 시즌 모두 똑같이 외국선수 1명만 출전한 1라운드 평균 득점은 각각 72.9점과 77.6점으로 4.7점이란 편차를 보였다.
WKBL의 지난 시즌 2~3경기를 다시 봤을 때 득점 허용 후 인바운드 패스를 하는데 빠르면 1초, 3점슛 허용이나 압박을 받아 오래 걸릴 때는 3~4초 정도 걸린다.
1~3쿼터까지 쿼터 종료 2분이면 총 6분이고, 시즌별 기록 기준으로 6분 동안에는 양팀 합계7.5~7.9개(2023~2024시즌 7.5개, 2022~2023시즌 7.8개, 2021~2022시즌과 2021~2022시즌 7.9개)의 야투가 들어간다. 경기시간이 멈추는 자유투는 제외했다.
매 쿼터 종료 2분 전 득점 시 경기 시간을 멈추면 KBL 기록을 참고할 때 약 2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득점력이 떨어지는 WKBL은 단순 예측으론 30~40초 즈음 경기 시간이 늘어난다. 이 경우 기대 득점이 1점을 밑돈다. 양팀 합산 득점이 1.7~1.8점이다.
어쩌면 굉장히 적은 득점이지만, 1점의 차이는 박빙의 승부일 경우 경기 막판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지난 시즌 3~4점 차 승부가 12경기였다. 전체 경기수의 13.3%다. 1점의 차이로 인해 마지막 순간 3점슛 대신 2점슛을 시도하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포기가 아닌 3점슛이라도 던져볼 의지를 갖게 한다.
BNK와 하나원큐의 경기에서 쿼터 종료 1.9초를 남기고 자유투를 허용했을 때 긴 아울렛 패스로 득점을 노리는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챔피언결정 3차전 2쿼터 종료 3초를 남기고 김단비가 점퍼를 성공했는데 경기 시간을 흘러가니 그대로 쿼터가 끝났다. 3쿼터 종료 1초 전에도 박혜진이 3점슛을 성공했을 때 역시 마찬가지다.
챔피언결정 2차전 2쿼터 5초를 남기고 최이샘이 골밑 득점을 성공했다. KB는 이어진 공격에서 하프라인도 넘지 못하고 장거리 슛을 시도했다. KB와 하나원큐의 플레이오프 1차전 2쿼터 4.8초 전 허예은이 자유투를 성공했다. 이 때 하나원큐는 3점슛 라인 안까지 치고 들어가 슛을 던졌다.
여러 장면에서 경기 시간이 멈췄을 때와 멈추지 않았을 때 쿼터 마무리가 상당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득점했을 때 경기 시간이 멈추면 쿼터 마무리할 때 의미 있는 공격 기회가 생기고,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어준다. WKBL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버저비터도 더 늘어날 수 있다.
쿼터 종료 2분 이내 경기시간을 멈출 때 나오는 효과는 단순 득점 향상 이상의 경기 재미를 부여하는 건 분명하다.
대신 국제대회 성적을 위해 FIBA 경기규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 지난 시즌 KBL을 보면서 다시 생각할 필요도 있다.
남자 대표팀이 2000년대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오히려 관중이 줄고,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더 많은 관중이 몰리곤 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KBL 전체 관중에는 영향이 없을 거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전 시즌 대비 599,572명에서 738,420명으로 더 많은 관중이 몰렸다.
더불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가장 큰 밑거름은 원활한 대회 준비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다.
WKBL은 불확실한 국제대회 성적 효과를 기다리는 것보다 당장 현장과 중계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이 더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쿼터 종료 2분 이내 득점 시 경기 시간을 멈추는 걸 고민해야 한다. WKBL이 프로라면 말이다.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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