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배달 업계…이번엔 포장이다
배달 업계가 포장 서비스를 두고 전초전을 벌이고 있다. 쿠팡이츠가 몰고 온 무료배달이라는 열병이 구독제라는 백신으로 진정되자 코로나19 시기 사라진 포장 수수료 부활로 경쟁을 다시 시작한 모습이다.
6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30일까지 요편의점에서 1만5000원 이상 포장 주문하는 고객에게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요기요는 현재 서울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최소주문금액 없이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포장 7%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공시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은 2023년 654억857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실적에도 요기요는 포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여러 프로모션을 진행중이다. 쿠팡이츠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배달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빈틈인 포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시기 자영업자 고통 분담 차원에서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던 배달의민족도 조만간 포장 수수료를 받는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4월23일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자율규제 방안 중 포장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기존 점주들에게는 1년간 연장하고 신규 점주들에게는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공지를 통해 이달 30일까지 포장 서비스에 가입한 점주들에게는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년 3월31일까지 연장하고 7월1일부터 가입하는 신규 점주들에게는 포장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배달의민족은 포장 수수료 일부를 점주들의 가게 홍보 지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배달 업계에서는 요기요만 유일하게 포장 중개 수수료를 12.5% 받는다. 포장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4년간 7차례 연장해 온 배달의민족은 향후 6.8%의 포장 중개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공정위 자율규제 방안으로 포장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1년 연장하겠다고 밝혔던 쿠팡이츠는 아직 특별한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배달 업계가 이같이 포장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포장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는데다 무료배달 여파로 가게마다 최소주문금액을 올리고 있어서다. 예를 들면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싶은 경우 최소주문금액(1만2000~1만4000원)에 미치지 못해 배달보다 포장 주문이 유리할 수 있다.
실제 배달의민족 2023년 2월 주문 데이터에 따르면 배달만 하던 가게에서 포장서비스도 도입했을때 주문 수가 약 15.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만 하는 가게와 배달과 포장을 같이 하는 가게의 주문 수 차이는 2.1배에 달했다.
라이더 수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포장 서비스 활성화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달 업체들은 과거 배달 주문이 급격히 늘었던 코로나19 시기 라이더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인 이후 라이더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벤트나 프로모션이 없으면 더 이상 라이더를 구하기 힘들어졌다.
배달 업계에서는 포장 중개 수수료도 배달과 마찬가지로 앱(애플리케이션) 내 중개 기능을 이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부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업계에서는 포장 수수료를 단순히 플랫폼의 수익으로 볼 게 아니라 점주들의 가게 홍보를 돕고 중개 서비스 기능 강화에 재투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은 포장 중개 수수료 부과 계획을 공지하면서 △가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장 할인 마케팅 시 고객 할인 비용의 50% 페이백 △매장과 앱내 메뉴 가격이 동일한 매장의 마케팅 홍보물 지원 △매장과 앱내 메뉴 가격이 동일한 매장의 앱 노출 지원 등 추가 상생 방안으로 포장 주문 서비스 활성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포장 중개 수수료를 받는 요기요도 최근 진행 중인 포장 주문 고객 7% 할인 프로모션이나 구독제 요기패스의 1000원 무제한 할인 프로모션 등에 포장 수수료를 재투자한다. 또 여러 프로모션사와의 협력 확대나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앱 기능 개편 등에도 포장 수수료를 활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포장 주문도 결국 앱 내 중개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고 점주 입장에서 또 다른 주문을 일으키는 수단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제 무료배달 시대가 왔고 배달 3사가 모두 구독제를 선언한 만큼 각 사가 매출 확대를 위해 여러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그동안 잊혔던 포장이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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