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총리, ‘총기 피습’ 회복 후 첫 영상 연설···“범인 아닌 반정부 세력이 문제”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총격에서 회복한 후 처음으로 영상 연설을 통해 정치적 반대파를 비판했다.
피초 총리는 5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 연설에서 “나는 범인에 대한 증오심이 없으며 용서한다”며 “그는 자신이 한 일과 그런 일을 왜 했는지를 돌아보고 정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범인은 미치광이가 아니라 슬로바키아에서 반정부 세력이 조장한 증오의 전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반대파는 그들의 공격적이고 증오에 찬 정치가 사회를 어디로 이끌었는지를 판단하지 못했고, 비극이 발생하는 건 시간 문제였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공포는 계속될 것이며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이다. 나는 단 1초도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피초 총리는 지난달 15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핸들로바에서 각료 회의를 마치고 거리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총격을 당했다. 범인이 쏜 5발 가운데 3발이 복부와 가슴 등에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인은 현장에서 체포됐고, 피초 총리는 위독한 상태로 병원으로 후송돼 5시간 가까이 응급수술을 받았다. 고비를 넘기고 건강을 회복한 피초 총리는 최근 퇴원했다.
범인은 반정부 시위 참여 이력이 있는 전직 경호업체 직원 유라즈 신툴라(71)로, 현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총격 사건 전 수주간 슬로바키아에서는 공영 언론 장악 등 피초 정권의 정책에 반발하는 반정부 시위가 잇따랐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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