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0→0.306’, 36경기 만에 ‘3할 타자’가 된 ‘복덩이’···윤동희와 함께 롯데가 깨어났다
한 때 타율이 1할대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던 타자가 있었다. 그런데 5월부터 시작된 무시무시한 ‘불방망이쇼’에 어느덧 ‘3할 타자’가 됐다. 2003년생 윤동희(롯데)는 지금 김태형 롯데 감독이 가장 아낄, 롯데의 ‘복덩이’다.
윤동희는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와 원정 경기에서 5타수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롯데의 9-3 승리에 기여했다. 3연승을 질주한 롯데는 8위 KT와의 격차를 0.5경기로 줄였다. 또 선두 KIA를 상대로 5연승을 거두며 KIA의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5월부터 엄청난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윤동희의 활약상이 빛난 경기였다.
4월17일까지만 하더라도 윤동희 타율은 고작 0.200에 불과했다. 이후 5경기 연속 안타로 살아나는 듯 싶었으나, 다시 2경기 무안타에 그치면서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랬던 윤동희는 5월 들어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강타자가 됐다. 5월 한 달간 타율이 무려 0.366(93타수34안타)나 됐다. 멀티히트 경기가 11차례였고, 심지어 3안타 경기도 5차례나 됐다. 23득점은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5월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0.236이었던 타율은 5월 마지막 날 0.296까지 치솟았다. 롯데가 뼈아픈 스윕패를 당했던 한화와 3연전(5월28일~30일)에서 살짝 고전했던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6월 들어서도 윤동희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4일 KIA전에서 윤동희는 5타수2안타 1타점으로 애런 윌커슨의 시즌 첫 완봉승에 도움을 줬다. 그리고 5일에는 더 화끈한 타격을 선보였다.
이날 2번·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윤동희는 1회초 첫 타석에서 KIA 선발 황동하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선취 득점의 물꼬를 텄다.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윤동희는 깨끗한 우전안타로 1루에 나간 뒤 폭투로 2루까지 진루했고, 고승민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2루에서 빅터 레이예스가 때린 1·2루간 절묘한 타구 때 홈으로 들어와 선취 득점을 올렸다. KIA 2루수 김선빈이 슬라이딩하며 잡아 쓰러진 상황에서 1루로 송구하는 상황에서 빈틈을 노린 윤동희의 주루 플레이가 돋보였다.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난 윤동희는 팀이 3-2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7회초 다시 방망이에 불을 붙였다.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윤동희는 KIA 장현식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그리고 팀이 5-2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에서 KIA 김도현을 상대로 쐐기를 박는 싹쓸이 2루타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대활약으로 윤동희는 타율을 0.306까지 끌어올려 드디어 3할 타자 반열에 올랐다. 타율 0.200까지 떨어졌던 4월17일 이후 정확히 36경기가 걸렸다. 그 36경기에서 윤동희는 타율 0.354로 폭발했다.
2022년 1군에 데뷔해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롯데 역사상 최초로 만 20세 이하 100안타를 달성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뽑혀 전경기 안타를 때려내는 맹활약으로 금메달에 큰 힘을 보탰던 윤동희는 롯데의 미래를 논할 때 첫 손에 꼽히는 선수다. 지난해 타율 0.281을 기록하며 1군에서도 컨택 능력이 충분히 통함을 증명했던 윤동희는 이번 시즌 초반에는 2년차 징크스를 연상케 할 정도로 고전해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윤동희는 기어코 부활에 성공했다. 윤동희와 함께, 상승세의 롯데도 본격적인 순위 사냥에 나선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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