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김경문 감독은 이미 KT 더그아웃에 있었다···취임 2G 만에 사과한 한화 사령탑[스경x현장]
통산 900승을 눈앞에 둔 ‘명장’이 지휘봉을 잡은 지 이틀 만에, 승리하고도 사과를 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잘 가르치겠다”고 했다.
한화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12-2로 승리했다. 9회말 등판한 장시환이 마지막 타자 천성호를 2루 땅볼로 처리해 1루주자 오재일을 2루에서 잡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끝냈고, 양 팀 선수들이 인사하러 그라운드로 나오는 과정에서 갑자기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코치들까지 전부 쏟아져나왔고 그 중 KT 장성우가 한화 선수단을 향해 달려들며 격하게 흥분했다. 한화 투수 박상원의 오버 액션 때문이다.
이날 한화는 5-2로 앞서던 8회초에 KT 불펜 상대로 타자일순, 7점을 대거 뽑아 완전히 승부를 갈랐다. 12-2로 앞선 채 한화 네번째 투수 박상원이 등판해 8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9번 김상수와 1번 로하스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서는 크게 포효하며 어퍼컷을 휘둘렀다.
무려 10점 차로 앞선 경기에서 마치 삼진을 처음 잡아본 투수마냥 포효하는 모습에 KT 선수단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자 한화 선수단도 당황했다. 류현진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이 KT 더그아웃을 향해 미안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 뒤 9회 경기를 진행했지만 종료 뒤 결국 충돌했다. KT 선수 쪽에서 박상원에게 한 마디 하려는 듯 불렀고 이에 박상원이 반응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불이 붙었다. KT 장성우가 흥분해 한화 선수단 쪽을 향해 달려들었고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도 처음에는 장성우를 말리다가 나중에는 뚫어져라 한화 선수단 쪽을 응시하기도 했다.
사태가 벌어지자 김경문 감독은 KT 더그아웃으로 직행했다. 이강철 감독을 찾아 “미안하다. 내가 잘 가르치겠다”고 직접 사과를 했다. 이강철 감독도 김경문 감독과 함께 그라운드로 나갔고 선수들을 불러들이며 진정시켰다.
박상원은 올해 초반, 한화 추락 중심에 섰다. 강한 구위를 가져 올해도 마무리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심각한 제구 난조와 부진으로 마무리를 내놓고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1세이브 1홀드 1패를 안고 평균자책이 10점 가까이 치솟아 있던 박상원은 최원호 감독이 경질된 뒤 5월28일 다시 1군으로 등록됐다.
복귀 이후 잘 던지고 있다. 5월31일 삼성전에서는 1.1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기도 했지만 이후 이날까지 3경기 연속 무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호투를 했다. 너무 오랜만의 활약에 감정에 취해서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10점 차 리드에서 누가 봐도 의아할 정도의 오버 액션을 했다. 상대를 자극한 행위였다는 사실을 한화 선수들과 사령탑이 모두 인정했다.
한화는 2020년 시즌을 마친 뒤 베테랑과 고액 연봉 선수들을 모두 방출 혹은 은퇴시키고 리빌딩을 추구했다. ‘리빌딩 전문가’라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했고 젊은 선수들 중심의 팀을 꾸려왔다. 이후 선배가 거의 없는 한화 선수단의 질서와 문화는 리그에서 지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한화가 지난해 채은성을 시작으로 안치홍, 김강민, 류현진까지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것도 선수단 문화를 다시 정리하려는 노력 중 하나다.
육성에 성공하지 못하고 꼴찌도 벗어나지 못하자 지난해 5월 수베로 감독을 경질한 한화는 그렇게 지휘봉을 맡겼던 최원호 감독을 1년 만에 다시 김경문 감독으로 교체했다. 김성근 감독 이후 다시 ‘명장’ 반열의 지도자를 택했다. 그리고 성적을 일으켜 세우는 것 외에도 한화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취임 2경기 만에 사과를 하면서 김경문 감독은 확인했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단 문화와 질서와 예의에 매우 엄격한 감독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야구를 하면서 배울 건 배워야 한다. 오늘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내가 더 가르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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